울산시민들에게 ‘가장 불편한 점’을 물을 경우 십중팔구 ‘교통’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만큼 교통은 환경문제와 더불어 울산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군에 속한다.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 오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당장이라도 거리로 나서 보자. 교통문제는 정말이지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그런데 보다 큰 문제는 보행자들을 위한 보행도로(인도)마저 차량들이 완전히 잠식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 울산지방경찰청과 삼산 공구월드 인근에 가보라. 보행도로라고는 아예 없다. 차량과 가구, 상가 판매물품들이 인도를 점령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업주들이 영업을 목적으로 인도의 일부를 무단으로 개조해 사용하기도 한다. 또 점용허가도 없이 철판 등을 깔아 출입로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경찰청 주변의 중고차 매매상가 밀집 지역에도 인도는 없다. 차량 정비장소로 이용하거나 점용허가도 없이 손님용 의자, 테이블, 철판 등으로 진입로를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여기 말고도 이런 곳은 많다. 농수산물시장의 맞은편 도로나 울산역 방면으로 1블록 떨어진 지역의 인도 역시 크게 다를바 없다. 잡화나 집기, 주방용기 전시장이나 소파등 가구들로 해서 인도 자체가 아예 사라져 버렸다.

 보행도로가 무엇인가. 차도가 있고, 자전거 도로가 있듯이 사람의 안전한 보행을 위한 만든 도로이다. 그런데 자동차와 물건이 계엄군처럼 밀려와 인도의 주인인 사람을 인도로부터 밀어내 버렸다. 어느 사이에 차량이 도심을 점령해버려 ‘사람이 아니라 차가 도시의 주인’이 돼버린 것이다. 정작 한심한 것은 경찰청 등 해당 관청이다. 왜 단속을 안 하는가. 기존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량중심의 체제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가. 아니면 포기를 한 것인가.

 사람이 밀려난 도심의 보행도로, 이게 어디 사람이 다닐만한 도로인가. 조금만 걷다보면 피로가 엄습하는 도로, 차량으로부터 안전을 위협받는 도로를 걷는 울산시민은 불행하다. 따라서 해당관청에 강력하게 요구한다. 보행도로를 되찾아주기 바란다. 운전자들도 차에서 내리면 그 즉시 보행자가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보행도로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무단 점용하는 업주들도 생각을 바꿔라. 울산의 보행자 도로를 시민들에게 되찾아주는 일에 모두가 앞장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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