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과목을 대입 내신성적에서 제외시키려는 교육부의 발상에 대해 국민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가 예체능과목을 내신성적에서 제외시키려는 이유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라는데, 이는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의 교육목적을 망각한 졸속행정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학교에서는 교육의 본래 목적을 망각한 채 대학입시 위주로 치닫는 바람에 국·영·수 한 과목 과외에 월 100만원이 넘는 사교육비가 지출되고 있는데 반해 예체능과목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취미생활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교육여건 하에서 우리 아이들이 예체능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는게 무리인 듯 싶다. 여중 3학년을 대상으로 가창시험을 실시해 본 결과 음정을 제대로 맞춰 노래를 부르는 학생이 50%가 채 안된다고 한다.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음치가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과연 이 의사는 청진기를 들고 환자를 진찰 할 수 있을 것인 지.

 고등학생은 학교수업에 밀려 예체능학원 수강은 엄두도 못낸다. 유해업소가 밀집돼 있고 유해사이트가 범람하는 이 때에 청소년들이 시간을 허비하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것보다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이라도 전문가가 길을 잘 인도하도록 교육부는 오히려 예체능과목을 장려해야 하지 않을까. 21세기는 문화경쟁의 시대이고 모든 분야가 세포처럼 연계돼야 발전이 가능한 것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사교육비는 교육부의 입시위주 평가방법과 이에 따른 과열경쟁에서 발생된 것인 만큼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을 보다 면밀히 추진해야 한다. 극히 소수인 중·고생의 예·체능 과외는 시험 때만 반짝하고 마는 국·영·수의 1/100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교육부에서 예체능 과목을 사교육비 여론의 희생양으로 몰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발상이다.

 예·체능 과목도 이론적 기본이 학습돼 있지 않으면 수업이 진행될 수가 없다. 그리고 교육은 현장 교육과 예습·복습이 있게 마련인데 점수 없는 과목에 대해 누가 예습·복습을 하겠는가. 문화대국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 예술·문화 교육 정책이 참으로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예·체능 과목은 취미정도로 끝나는 과목이 아니다. 인성, 정서, 창의력 등 무한한 능력의 꿈을 키워주는 과목이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가 되면 각 후보들마다 표를 많이 얻기 위해 내놓는 공약이 저마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내년에 실시될 총선에서도 사교육비 운운하며 예·체능 교육을 말살하려는 후보들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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