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가 후원하는 울산발전연구원의 "울산주력산업 한·일 심포지엄"이 21일 울산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산업별로 일본의 발제자의 진단과 함께 모두 12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지면관계상 조선·자동차·석유화학의 발제문과 주요 토론자의 내용을 발췌해 게재한다. 편집자주

■조선

<한·중·일 조선업의 현상과 향후의 전략적 제휴>=이시다 마사루(일본 총합연구소연구원)

3국마다 처한 환경이 상이하지만 세계 조선시장에서 80%를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중·일 3개국은 기술협력을 통해 서로가 상생하는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 한·일 양국은 중국의 조선공업의 부상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3국간의 기술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3국간 협력에 있어서 기술이외의 과제로는 한국과 일본이 세계 조선업계의 리더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신조선 건조의 절정기가 지나가고 수년 후 수요가 감소하면서 과잉설비가 다시 표면화할 것으로 보여 한·일 조선공업은 새로운 시련을 맞게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3국은 선가협의를 위한 정기회의 개최 , 선종과 주요기계의 상호간 분담방안 등에 대한 고민을 통해 10년 후 형성될 조선업계의 모습을 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3국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2005년이후를 대비한 3국간의 협력체계를 지금부터 검토해야 한다.

 한국의 조선공업이 현재와 같은 설비확장 체질로 남아 있게 된다면, 최근 중국이 추격해 오는 속도를 감안할 때 2010년경 한국은 현재 일본이 처한 상태 이상으로 심각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서로간의 과잉설비 확장과 같은 무익한 부분이 많은 경쟁체질을 개선하고 3국 모두 같은 입장에서 경쟁과 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3국간 경쟁과 협력을 위해 과잉설비를 조정해 나갈수 있는 △한·중·일 구조조정위원회의 설치 △기술협력에서의 3국간 연대제휴 강화를 통한 적정가격 수주노력 추진 △여객선, 페리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공동연구 △한·중·일간의 신뢰관계 구축과 상호이익 존중 등 3국간의 산업협력이 필요하다.

▶강정화(강진선무(주) 대표)=한일 양국간에 정기적인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시외적절한 과제로 한국조선업계에서도 찬성이다. 한일 양국간에 중국조선 산업계에 대한 기술제휴 및 조선용 기자재 판매 관련 경쟁이 심할 경우 중국 조선업계가 5∼7년이내에 한일 양국을 추월 가능성도 있다. 일본측도 시설확장을 시도해 왔으면서 조선불황 초래한 것이 한국조선시설 확장 때문이라는 논조는 동의하기 어렵다.

▶문재도(산업자원부 수송기계과장)=한국은 조선산업에서의 위상을 감안, 세계 조선시장의 정상적 경쟁여건 확립을 위한 국제적 공조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OECD차원에서 공정경쟁질서 확립을 위한 논의, 조선업계간 협의에 동참하여 조선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등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규범에 부합하는 국제협력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자동차

<자동차공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공급업체 체계>=김봉길(일본 코베대 경영연구소교수)

최근 세계 자동차업계 완성차 메이커의 글로벌제품·시장전략에 의한 국제적 재편, 모듈화·네트조달의 확대는 △부품공급업체의 역할 증대 △완성차메이커의 공급업체에 대한 개발위탁 및 공동개발이 증가에 따른 새로운 의미의 계열화 △국가의 틀을 초월한 글로벌 공급업체 체계의 구축으로 완성차메이커와 공급업체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도 세계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경쟁환경 변화의 영향 경쟁력 강화를 통해 부품공급업체가 존속하려면 자사의 제품·기술의 특성과 경영자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술측면에서는 자사의 기존 기술로 커버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M&A, 전략적 제휴를 통한 경영자원의 보완과 집중화, 글로벌소싱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적 보완, 완성차메이커 및 모듈 공급업체의 조달방식을 주시해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응이 늦어지게 되면 국내 부품산업의 기반 붕괴와 자동차산업 자체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내 부품업계의 재편 촉진, 완성차 메이커와의 협력관계 구축, 선진기업과의 기술·자본제휴를 통한 전문·대형공급업체의 육성과 R&D 투자확대, 국제품질인증 획득, 공급업체의 브랜드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

 급속한 경쟁환경의 변화에 기업은 전략적 발상과 신속하고 대담한 결단력이 요구되며, 정부도 WTO체제하에서 산·학·관 연계, 제휴체제 강화, 부품단지(공급업체 파크) 조성 등을 통한 구체적·실질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동차부품산업 육성정책과 관련하여 지금까지의 수입대체정책으로부터 수출전략산업 육성으로의 적극적인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권영달(현대자동차 이사)=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이 존속하기 위해서 또한 자동차 완성차 메이커가 외국 대형 부품업체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도 한국 부품업체의 대형화내지 전략적 제휴 및 기술력 증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완성차 Maker의 생산, 수출거점의 글로벌화에 따른 해외 판매망 업체와 전략적 제휴 및 공동생산 시스템 활용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수석(울산시 경제통상국장)=울산지역의 기존 자동차산업 및 연관산업의 집적을 활성화하는 것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반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생산능력이 단일 자동차공장으로서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임을 고려할 때 향후 울산에서 완성차 생산능력이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부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산업발전을 도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석유화학

<글로벌경제시대의 석유화학산업>=카라사와 케이(동경국제대 교수)

최근 들어 아시아 경제가 회복을 보임에 따라 유화제품의 최대 수요처인 아시아의 향후 수요가 2004년까지 6.3%(세계평균 5.9%) 증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세계 유화제품시장의 30%가 집중되어 있는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다.

 그러나 아시아 유화업계는 변화에 적합한 경영이념 및 전략의 구축, 기술 및 신상품의 개발 그리고 국제제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일본은 90년대 중반 이후, 미쓰비시유화와 미쓰비시화성의 합병에 의한 미쓰비시화학의 설립, 쇼와전공과 일본석유화학의 합병에 의한 일본 폴리올레핀의 설립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글로벌경제화 시대에 상응하는 이념과 전략이 명확하지 않고 구미유화기업의 공세와 아시아·중동의 유화기업의 사업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개혁, 경쟁력 강화 등 조건정비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오늘날 일본과 한국의 유화산업과 기업에 요구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글로벌경제시대를 살아나갈 기업이념과 경영전략의 재구축을 전제로 한 업무의 대담한 합리화와 비용 삭감의 시도이며, 고부가가치제품 및 신상품개발을 위해 21세기형 기술개발로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범용제품이 아닌 기능제품 또는 솔루션형 화학계제품과 시스템제품의 영역을 확대해서 이것을 사업의 중심축으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아시아시장에 진출한 구미 유화대기업들은 사업을 한정된 부문으로 특화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의 유화업계들은 특화 또는 중점화하는 노력이 매우 부족하다. 환경, 생명공학, 지구 온난화 문제 등 화학산업이 공헌한 영역이 매우 넓으므로 한국과 일본의 유화기업들은 글로벌경제시대에 맞는 새로운 발상으로 전략적 제휴를 시도해야 한다.

▶이화영(서울대 응용화학부교수)=현재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설 과잉상태에 있다. 자유경쟁시대에 석유화학산업이 생존하는 길은 범용수지의 경우에는 부단한 공정개선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환경기준에 맞는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이며, 기술집약형의 특수기능성 소재를 개발하여 선진국을 공략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관호(SK(주)상무)=대담한 사업재편과 리스트럭칭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오고 있는 구미석유화학 업체에 비해 한국이나 일본의 업체들은 기본적인 개혁에 미흡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경제 시대를 살아나갈 경영전략을 구축하고 비용 절감, 고부가제품 및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데 대해 의견을 같이한다. 정리=이상환기자 newsgu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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