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어버이날인 8일 오전 전국의 공무원 등 500여만명에게 부모에게 감사하는 뜻을 적은 e-메일을 보내면서 "잡초 정치인 제거론"을 제기해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 글에서 "농부는 김매기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낸다. 농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사리사욕과 집단이기주의에 빠지는 정치인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는 정치인 △지역감정으로 득을 보려는 정치인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을 "잡초 정치인"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잡초같은 정치인들을 뽑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거친 언행과 선동정치의 전형"이라고 꼬집으며 "총선을 앞두고 소수정권의 한계를 제도 정치권 밖의 세력과 연대해 극복하겠다는 기획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또 그는 "자신의 사조직과 일부 어용시민단체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노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회의 뜻을 무시하면서 국민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선동정치를 버리지 않는 한 앞으로 정국운영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도 "자기와 코드가 맞지 않는 정치인 모두를 잡초로 매도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몰이성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신당문제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내에선 계파별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신주류 강경파인 신기남 의원은 "4세대 정당에 대한 저항세력, 정치부패, 냉전사고, 기득권 안주세력 등을 통칭해서 한 것"이라고 인적청산과 연결시키려 했고 김태랑 최고위원도 "신당을 하면서 추릴 사람은 추리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중도계로 분류되는 함승희 의원은 "신당논의로 당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데 선동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또다른 불협화음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외부 힘에 의해 정치인을 개혁하는 것은 안되며 국민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당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에 속했던 최명헌 의원은 "잡초도 때론 필요할 때가 있다"고 반박했고, 이윤수 의원도 "국민이 심판하도록 맡겨야 한다"고 인위적 청산에 반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일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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