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한-미 정상회담은 그 중요성 만큼 성공에 대한 기대도 크다. 북핵문제로 인한 한반도 긴장으로 한·미간의 긴밀한 공동 대응이 어느 때 보다 긴요한데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은 처음으로 만나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북한핵 협의 결과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인지, 아니면 북-미간 대결 격화로 이어질 것인지를 판가름할 것이란 관측도 많다. 지난 2001년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정상회담의 실패에 관한 나쁜 기억은 이제 두 나라 정상이 평화 추구라는 더욱 확고한 공동 목표와 보다 성실한 협조 자세로 회담에 임해 알맹이 있는 결과를 생산해 내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과 노대통령의 방미 일정에서 다루어야할 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중 절대적인 비중이 북한핵문제의 해결에 두어진다는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시 행정부의 북핵 정책이 무엇인지 그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현재 북핵문제에 관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은 대단히 혼란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는 한 한-미간의 공조는 허망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정책 수립에 관한 우리측 영향력 행사에 한계가 있다 할지라도 우리로서는 북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설득력있고 현실적인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미국의 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상대가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의도하는 모든 것을 얻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노대통령의 말대로 양국간 기존의 불신을 제거하고 진정한 의미의 의견 일치를 모색, 신뢰를 축적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만도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핵을 둘러싼 북-미간 대결과 같은 폭발성과 가변성이 높은 문제에 관한 한 단지 찬물을 끼얹어 냉각시키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충분하지 않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이번 회담에서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 방향으로의 확실한 진일보를 기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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