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호기심에서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서가 아니다. 친구와 어울리며 기분을 내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고 한다. 소위 음주동기의 일상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특히 울산 청소년 3명 중 1명이 문제성 음주를 하고 있는 현실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정 세 집 중 한 집에 문제성 음주 청소년이 살고 있다는 얘기다. 딸 가진 부모들은 더욱 노심초사해야 한다. 남학생(31%)보다 여학생(36%)이 문제성 음주를 더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음주를 예방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는 뒷전이고 친구들만 찾는 것 같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기에도 여전히 부모의 의견이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자녀의 음주에 대한 부모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음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 입장표명을 미루고 침묵을 지키는 것은 음주문제를 허용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약간은 괜찮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법을 어기면서까지 음주를 허용하겠다면 과연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한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음주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무심코 하게 되는 부모의 취중 행동을 가장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얼굴을 마주칠 겨를도 없이 모두가 바쁘게 생활하고 있지만 어느날 갑자기 부모와 꼭 빼닮은 아이를 보게 될 때가 있을 것이다. 음주습관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음주운전이나 취중에 내뱉는 폭언, 행동의 실수 등을 아이들이 고스란히 물려받는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자녀들과 술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자주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지나친 긍정적인 기대를 교정하고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대화 속에서 아이들이 과연 술을 얼마나 마시고 있고 어떤 경우에 어디서 누구와 마시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친구 중에 지나치게 술을 마시는 친구가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아이가 이미 부모의 허용기준 이상으로 술을 마시고 있다면 무조건 강압적으로 요구하기 보다는 음주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하고 어느 정도 유예기간을 준 뒤 부모가 요구하는 한계를 지키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아울러 아이들의 활동상황을 점검하고 시간을 쪼개서라도 운동이나 취미생활 같은 특별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좋다. 이 모든 것의 기초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유대관계이다. 연구에 의하면 부모와 자식 사이의 유대관계가 좋을수록 아이들의 음주경향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18일 남짓한 5월 만이라도 바쁜 일상으로 미뤄왔던 가족간의 대화나 여행을 통해 자녀들에게 가정의 소중함과 음주의 심각성을 일깨운다면 부모와 자식간 유대가 한 층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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