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현·명민 쌍둥이 형제

출생부터 대학교까지...23년간 늘 함께 지내

내일 ROTC 소위임관...철원·고성서 군생활

▲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이어 ROTC도 같이 해 오는 4일 소위로 임관하는 형 허명현(왼쪽) 동생 명민 쌍둥이 형제. 임규동기자
학군단 제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청년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똑같은 용모에 제복도 같은 또 한명의 청년이 등장한다. 명찰이 없다면 구분이 힘들 정도로 닮은 이들은 쌍둥이 허명현·명민(23) 형제다.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형제는 4일 대전 계룡대에서 임관식을 갖고 6일에는 전남 장성 육군포병학교에 입교해 16주간 교육을 받는다. 그 다음엔 각각 강원도 철원과 고성의 부대에 배치돼 장교로서 군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쌍둥이형제라면 성장기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기 마련이지만, 이들 형제의 삶은 판박이처럼 닮았다. 다운초등학교와 제일중, 중앙고를 거쳐 단국대까지 함께 입학했다. 경영학과와 무역학과로 전공은 달랐지만, 한 건물에서 수업을 받고 기숙사생활을 함께 했다. 둘다 대학 내내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다. 그리고 학군단까지 함께 했다. 학군단 출신인 외삼촌 나원찬(전 한국미협 울산지회장) 청운고 교사의 권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과대표나 학생회 활동을 하는 등 리더십이 있었던 형제도 학군단을 희망했다.

이들 형제는 “리더십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며 “학군단과 장교로서의 경험은 앞으로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부모님도 우리 결정을 존중해줘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늘 함께한 형제들에게는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까. 또 좋은 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명현씨는 “학창시절 내내 선생님과 친구들의 주목을 받았고, 좋은 기억이 많지만 때로는 부담이 될 때도 있었다. 그래도 서로의 친구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친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명민씨는 “대학 때 형의 후배에게 인사를 받거나, 선배에게 ‘왜 인사를 안 하느냐’며 야단을 맞은 적이 적지 않다. 쌍둥이인지 알면 줄어들 만도 한데, 이런 일이 4년 내내 계속됐다”고 회고했다.

23년을 늘 함께 한 형제는 이제 처음으로 떨어져 군생활을 하게 된다. 서로에 대한 격려의 말을 청했더니, 형은 “처음으로 헤어지게 되는데, 동생이 건강하게 군생활을 잘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동생은 “국방의 의무인 만큼 둘다 자랑스럽고 성공적으로 해내자”고 화답했다.

형제를 동시에 군대에 보내는 어머니 나미경(49)씨의 심정은 어떠할까. 임관식 때 형제에게 직접 소위 계급장을 달아줄 예정인 나씨는 “서로 돕고 경쟁하면서 착하게 자라준 두 아들이 대견하다. 둘다 군대에 보내는 게 걱정도 되지만, 장교로서 부대원들을 잘 이끌고 많은 경험을 한 후 멋지게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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