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0일 낮 28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정부출범 이후 100일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뒷얘기와 고충 등을 솔직히 털어놨다.

 특히 노 대통령은 최근 논란 중인 "주변의혹"과 관련, "빚 다 갚았는데…사업에 실패한 사람이 대통령을 하면 안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나도 인간이지 않느냐. 그것(신문보도)을 보고 늠름하다면 가슴에 철판을 깐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보증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며 "정몽준씨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느냐. 마지막에 승부수를 던져 야합을 했지만."이라고 농담을 한데 이어 참석자들에게 "봐주십시오. 더 못견디겠습니다"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파동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문화속에서 살아왔다. 취재하는 분들도 그렇다"면서 "대통령의 말이면 크게 보도되고, 총리의 말씀은 안보이는 그런 환경적 요인들 속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솔직하고 친근한 인간과 지도자가 그렇게 해선 안된다는 관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다" "반어법과 역설화법을 쓰지 말고 쓰인 대로 읽는 대통령, 약한 모습과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으며 아직 결론을 못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참석자들은 "대통령 임기가 18홀중 첫홀을 끝낸 셈이므로 남은 홀을 잘 쳐달라" "진보다 친노조정권이다 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라" "내각에 힘을 많이 실어주라" "대통령의 신념체계가 뭔지 모르겠다" 등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격려와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오찬은 취임 100일을 맞은 노 대통령이 그간의 성과와 향후 국정방향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향후 대언론관계에 비추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번 방미에 앞서 언론사 외교안보통일분야 논설위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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