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이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연초에 내놓았던 2.9%에서 3.3%로 올려 잡았다.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낮아지던 실업률이 다시 높아져 올해 실업자 수가 지난해의 연평균 71만2천명에서 76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4% 초반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4%를 밑돌 경우 실업률은 당연히 더 높아진다. 외환위기 직후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통과하면서 거리마다 실업자가 넘쳐나던 때를 되새겨 보고 실업 대책을 구체적으로 세워나가야 할 때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층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돼있다. 각 직장에서 기존 인력을 내보내는 것보다는 신규채용을 않거나 줄이는 방법이 손쉽기 때문에 바로 청년층의 취업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거리를 배회하는 것은 당사자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산업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키고 활기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불행이기도 하다.

 그래서 실업문제가 나올 때마다 항상 청년실업의 심각성이 맨먼저 대두되고 정부도 기업에 투자 활성화와 고용 증대 등 적극적인 취업대책을 당부하곤 하는 것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가라앉는 상황을 맞아 정부는 성장률 제고를 위해 재정 조기집행, 금리 인하,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검토 등 각종 경기부양책을 적극 구사하고 있는 중이다. 대기업들도 부분적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계획을 내놓고는 있으나 청년 실업 대란을 잠 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각 기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젊은 사원을 하나라도 더 채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청년 실업 문제에 못지 않게 심각한 것이 40대, 50대 가장들의 실업 문제다. 이들의 실업은 한 가정에 불행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청년 실업 문제와는 또다른 차원에서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현안의 하나다. 청년 실업의 증가가 기업의 활기를 떨어뜨린다면 40, 50대의 실업은 업무의 질과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많은 "숙련공"의 노하우와 능력을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적 낭비이기도 하다. 임금피크제, 파트 타임제의 폭 넓은 활용 등을 통해 "아버지"도 일터를 지키게 하는 다양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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