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찬 것에 손이 가는 여름이다. 한의학에서는 찬 기운이나 찬 음식으로 갑자기 몸 속이 차가워지면 위와 장의 기능이 약화돼 장염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특히 여름에는 밤에 이불을 덮지 않은 채 잠을 자고, 찬 음식을 많이 먹게 되기 때문에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즈음 너무 잦은 설사는 장염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우리집 아이가 하루에 설사를 4~5번씩 하고, 고열에 시달린다면 한번쯤 장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함유식 남구보건소장은 "장에 병균이 감염돼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일반적으로 장염이라 한다"며 "여름철에는 갑작스런 환경변화로 차고 자극성 있는 음식을 많이 먹게 돼 장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염은 6~24개월 사이의 아이에게 잘 발생한다. 주로 춥고 건조한 늦가을부터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지난 4일 부산에서 초등학교 1학년이 학교 앞에서 얼음 과일주스를 사먹은 뒤 장염으로 사망하는 등 우리나라에서는 연중 발생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어린이 장염(대장염)에 대해 알아본다.

 #어린이 장염

 장염은 바이러스성 장염과 세균성 장염으로 나뉜다. 아이들에게 생기는 장염은 대부분 바이러스성으로 가성콜레라가 대부분이고, 세균성 장염으로는 이질, 장티푸스, 식중독 등이 있다.

 설사와 고열은 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장염에 걸리게 되면 보통 2~3일 동안 열과 구토를 동반한 설사를 하게 된다. 또 구토와 설사로 인해 몸 속의 수분이 다량 배출되기 때문에 심각한 탈수증세를 보인다.

 특히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복통이 심할 때, 그리고 설사 때문에 탈수가 심할 때는 빨리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이밖에 별다른 증상없이 아이가 설사를 자주 한다면 정신적인 면을 살펴볼 수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소화불량을 설사를 일으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장염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가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병행해 부모들은 아이가 탈수증세에 빠지지 않도록 꾸준히 수분공급을 해줘야 한다.

 또 설사를 멈추게 해야 하는데 일단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사제(설사를 멈추는 약)는 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왜냐하면 설사란 몸 속에 있는 나쁜 것들을 몸 밖으로 빨리 내보내는 현상인데 지사제로 인해 설사를 멎으면 몸 속의 나쁜 것들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바이러스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위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옷을 자주 갈아 입혀야 한다. 또 설사를 하면 엉덩이가 짓무르기 때문에 아이 엉덩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유아원이나 유치원 등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 다른 아이들이 장염에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염에 좋은 음식으로는 데친 야채와 흰살생선, 반숙란, 소고기, 두부 등이 있다. 이런 음식들은 열량이 높으면서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우유는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지만 설사를 촉진하기 때문에 될 수 있는한 피한다. 대신 버터와 크림, 마요네즈 등을 먹일 수 있는데 이 식품들은 소화흡수 효과가 뛰어나다. 이밖에 과일과 야채주스,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오이, 다시마, 미역, 감자 같은 식품들도 피한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들을 먹으면 그 만큼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을 보는 횟수가 늘기 때문이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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