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3년째를 맞고 있는 지역내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자리를 잡지 못하는 원인’이 "극도로 제한된 이용시간과 단조로운 프로그램 운영’에서 비롯된 것이라니 할말이 없을 정도다.

 주민자체센터는 기존 동사무소 기능의 상당 부분을 전환해 만든 주민자치, 생활자치 공간을 말한다. 일종의 사랑방 같은 곳으로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각종 모임이나 취미활동, 건강증진, 문화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힐 수 있다. 울산시의 경우 지난 2001년 동 기능 전환방침에 따라 전체 58개 읍면동 가운데 지금까지 48개소의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일차적 이유가 단조로운 프로그램 운영에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각 구·군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은 컴퓨터교실, 스포츠댄스, 서예, 단전호흡, 꽃꽂이, 컴퓨터교실 등으로 제한돼 짜여져 있다. 이것은 백화점 문화교실이나 사회교육원 등의 프로그램과 거의 같은 것으로 개별적 특성과 다양화와는 거리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시간이다. 동사무소 담당 인력의 부족으로 공무원 출퇴근 시간에 맞춰져 있다. 거기다 휴일이나 주말 오후, 새벽 시간대에는 아예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직장인들의 경우 주민자치센터 운영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당연히 주 이용층이 주부 등 일부계층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구·군 등에서 경쟁적으로 문예회관을 설립하거나 설립계획 중에 있어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자치의 중심권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시설활용의 유사성이나 시설중복에 따른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적으로 기존의 문제점부터 해소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이용시간을 연장시키자는 얘기다. 프로그램을 짤 때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이용시간 연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을 활성화하거나 일용직 직원 투입 등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차제에 구·군의 공공시설 중복건립도 효용성과 이용율 차원에서 심도있게 검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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