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레저 대명사 ‘패러글라이딩’

미지의 세계를 향한 비상은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낭떠러지를 달려 땅에서 발을 떼는 순간 그 꿈은 실현된다. 하늘에서 듣는 바람소리와 발 아래 절경은 가을을 부르는 비행이다. 항공 레저의 대명사인 패러글라이딩. 힘차게 발을 구르며 가을의 파란 하늘을 만나러 간다.

안전하고 손쉽게 즐기는 레포츠
사계절 중 가을이 비행 최적시기
전문가와 타는 탠덤비행도 추천

◇ 과학적이고 안전한 생활스포츠=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은 낙하산(parachute)과 행글라이딩(hang gliding)의 합성어. 1984년 프랑스의 산악인 장 마르크 부아뱅이 낙하산을 개조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1980년 중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 패러글라이딩 울산연합회 회원들이 푸른 창공을 날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울산연합회 제공
패러글라이더를 배낭 속에 접어넣은 무게가 약 4㎏으로 가볍다. 산 정상이나 능선에서 약 10m 정도 도움닫기 후 비행한다. 평균시속은 20~40㎞. 해발고도 10m 높이에서 이륙하면 평균 40m 비행한다.

콘도르가 절벽에서 뛰는 것과 같은 이륙은 초속 1~6m의 바람이 불면 전방으로 달리면서 하네스(좌석) 좌우에 붙어 있는 줄뭉치를 잡아당기면 된다. 날개(캐노피)를 머리 위로 들어올려 벌린 뒤 모아야 많은 바람을 날개에 불어넣을 수 있다.

패러글라이더는 공중에서 바람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가고싶은 방향에 따라 줄뭉치를 잡아당기면 된다. 날개에 달린 공기 순환 구멍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바람을 정면으로 받으며 나는 원리는 ‘베르누이의 법칙’에 있다. 압력이 높은 아랫면이 넓은 윗면을 받치면서 양력이 발생해 중력을 이기는 셈이다. 착륙은 브레이크 손잡이를 사용한다.

울산지역의 패러스쿨 스카이루프 강민석 대표는 “패러글라이딩은 기체 조작이 쉬워 세계적으로 동호인 수가 가장 많은 항공스포츠”라며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항공 레저이기 때문에 가을 하늘을 만끽할 용기만 있다면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비는 초급용부터 전문가용까지 다양하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초보자 기준으로 캐노피(250만원선), 하네스(60만원선), 보조낙하산(35만원선), 헬멧(20만원선), 비행복(30만원선) 등이다.

◇ 텐덤비행으로 일상의 스트레스 훌훌= 울산지역 패러글라이딩 동호인은 500여명이다. 국민생활체육 울산연합회와 각 구·군에 연합회가 있다.

울산은 1000m가 넘는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늘어서 있고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 패러글라이딩의 조건이 잘 갖춰져 있다.

울산 활공장은 간월재가 대표적이다. 서풍이 불면 동대산, 동풍때는 무룡산과 간월재, 남서풍과 남동풍이 불면 고헌산에서 즐긴다. 사계절 즐길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가을이다. 공기의 밀도가 높고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 즐기기에 적합하다.

패러글라이딩을 배우고 싶지만 장비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패러글라이딩 스쿨 등에서 장비 등을 대여해 주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2명 이상이 전문지도자와 함께 타는 탠덤비행도 추천할 만하다. 탠덤비행은 전문가가 조종을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그냥 하네스에 앉아 발 아래의 절경과 파란 하늘을 즐기면 된다. 10~30분의 체험비행의 비용은 10만원 정도다.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패러스쿨에서 이론과 실기 강습을 30시간 정도 받으면 혼자타는 처녀비행이 가능하다.

스카이루프 강민석 대표는 “패러글라이딩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무엇보다도 공인된 전문지도자에게 이론과 실기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만하거나 보여주기 위한 비행과 충분한 훈련없는 비행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비경 품은 울산에 레포츠 문화 확산 앞장”
레저업체 스카이루프 강민석 대표

울산시 중구 태화동에 있는 스카이루프 강민석(43·사진) 대표의 사무실은 온갖 레저 기구들이 즐비했다. 서바이벌, 래프팅, 스키, 모터패러글라이더 등 온갖 장비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전북 남원이 고향인 그는 중학교 2학년때 지리산 자락에서 행글라이더를 난생 처음보고 6개월간 따라다닌 끝에 어렵게 하늘을 날게 됐다.

군 제대 이후에는 패러글라이딩으로 종목을 바꿔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1992년 울산에 온 그는 태권도사범을 하며 태화강 고수부지에서 혼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겼다. 그는 2000년 만들어진 패러글라이딩 울산연합회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주말이면 경주 토함산에 올라 비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불국사 위를 지날 때는 스님들이 뜨거운 시선을 던지기도 했죠. 생소한 비행기구 때문에 간첩으로 오인받아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그가 느끼는 패러글라이딩의 마력은 무엇일까.

“일단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면 온 세상이 새롭게 보입니다. 확 트인 시야로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 지상에 내려오는 순간 또 올라가고 싶어지는 거죠. 한두 번 타다보면 중독이 되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닐까요.”

어린이날이면 모터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에서 사탕을 뿌려준다는 그는 울산의 레포츠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울산은 천혜의 자연조건 때문에 레포츠를 즐기기에 좋은 도시인데도 아직 많은 발전을 이루지 못했어요. 안전하고 재밌게 즐길수 있는 다양한 레포츠를 많은 시민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요. 다른 건 없습니다. 울산에 레포츠 문화가 확산되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거죠.”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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