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색채효과, 소재의 기술적인 발전 등으로 현대미술에서 독립된 장르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판화의 다양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울산현대예술관 갤러리에서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세계 현대판화 7인전"은 7개국 작가들의 판화작품 40여점을 통해 대중미술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판화의 묘미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오이량씨를 비롯해 미국 멘코 베르트, 이탈리아 브라치타 산드로, 캐나다 마누엘 라우, 일본 유지 히라츠카, 영국 사라 오길비, 스웨덴 미카엘 후다카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7개국 작가들이 초대됐다.

 전시장에서는 드로잉이나 수채화처럼 보이는 담백한 동판화, 주제의 서술성과 상징성이 정교하게 묘사된 석판화, 사진기법을 이용한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판화를 만나볼 수 있다.

 오이량씨는 리듬이 있는 듯한 선의 반복과 기하학적 형태의 추상판화를, 브라치타 산드로씨는 흑백의 선과 의자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혼합한 추상판화를 각각 선보이고 있다.

 인물과 동물들이 섬세하게 묘사된 멘코베르트씨 작품에서는 일상의 삶을 느낄 수 있고, 마누엘 라우씨는 여성과 남성, 도박판이 어우러진 술집 풍경 등의 사회상을 담은 다색 석판화를 내걸었다.

 유지 히라츠카씨는 빨강, 노랑색 등을 통해 요부와 같은 여성의 성적 이미지를 과감하게 표현했다.

 사라 오길비씨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인물과 도시풍경, 일상의 삶을 사진처럼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미카엘 후다카씨는 〈오딧세이의 목욕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해 시선을 끈다.

 전지영(27·울산시 남구 삼산동)씨는 "판화하면 굵고 가는 선으로 이뤄진 투박한 단색판화만을 떠올렸었는데 붓으로 그린 것 만큼이나 섬세한 판화작품들이어서 놀랬다"며 "특히 한 눈에 일본문화가 느껴지는 판화작품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박미옥 현대예술관 전시과장은 "세계의 판화작품을 통해 현대판화의 흐름과 각 나라의 특색을 읽어보고 점차 대중화되는 추세에 있는 판화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정기자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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