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전국체육대회­우리가 ‘金脈’ - 3. 태권도

베이징 올림픽 금 손태진 등
10명 이상 메달권 진입 노려
경기·서울·부산과 라이벌 구도

“태권도는 울산의 자존심입니다.”

21일 울산 북구에 위치한 실내체육관에서 매서운 기합소리가 쌀쌀한 공기를 갈랐다. 펄럭이는 도복 소리와 함께 보호대를 때리는 찰진 소리도 체육관을 울렸다. 안으로 들어서자 흰색 도복 차림의 선수들이 발차기를 교환하며 땀방울을 흘려댔다.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출전에 앞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인 울산 태권도대표선수단이다.

▲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울산시 태권도대표선수들과 임원들이 필승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태권도는 울산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 등 총 13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강호임을 입증했다. 올해 목표는 금메달 6개다. 은메달은 2~3개를 따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금메달로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울산태권도협회 김화영 전무이사는 “우리 선수들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질 않는다”면서 “적어도 11명은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신감의 바탕에는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전 국민을 열광하게 했던 손태진(삼성 에스원)이 울산을 대표해 남자 일반 -65㎏급에 출전한다. 지난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낸 이주성(신정고) 등 메달권 진입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대거 대기 중이다. 현재 전국 고등부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주성은 지난해 멕시코 세계주니어 선수권에도 출전한 바 있다.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문소윤과 최수지(이상 효정고)도 전국체전 금메달이 유력시 되고 있다. 다가오는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석승우(용인대)와 박혜미, 이인종, 안새봄(이상 삼성 에스원)도 메달을 노리고 있어, 무더기 메달 획득이 기대되고 있다.

금메달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전통의 강호 경기를 비롯해 서울과 부산, 인천도 울산과 비슷한 기량을 가지고 있어 경계해야 할 지역들이다. 전체 47체급 중 남자일반 2체급, 여자일반 3체급을 제외하고 출전하는 울산은 모든 체급에 출전하는 이들 지역보다 종합점수 획득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업팀이 단 한 곳도 없는 탓에 우수한 고등부 인재들이 졸업과 함께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 인재 육성에도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여건 속에도 울산은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라 전국을 놀라게 했다. 김 전무이사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훌륭한 기량을 선보이는 선수들을 보니 대견할 따름”이라며 “우수한 선수들이 지역에서 운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다음달 5일 전국체전이 열리는 경기도로 출발해, 오는 7일부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차상은기자 chazz@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