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더욱 알찬 행사 제공

자연과 교감하는 숲 프로그램

▲ 김상철 울산시 중구청 녹지공원과장
숲에 대해 고마움을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나 자신도 숲에 대해 공부하며 숲을 알아가고 있지만, 맑은 공기나 깨끗한 물의 고마움을 때론 잊을 때가 있듯이, 숲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왔다.

숲의 출현 역사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과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약 45억년으로 잡고 있다. 그리고 약 10억년 전에 지상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었으며, 그 10억년 지구의 역사 가운데 가장 위대한 역사는 식물의 생성일 것이다. 특히 나무의 등장과 숲의 완성은 자연사의 실질적인 시작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중요했다. 인류 문명 역시 숲 속에서, 숲이 있는 곳에서 시작되었다.

인류는 숲이 없는 곳에 문화를 전개한 역사가 없다. 따라서 숲이란 인류를 탄생시킨 모태이자 삶의 터전이다. 인간이 살만큼 살다가 죽어 묻히거나 한줌의 재로 뿌려질 곳 또한 숲이다.

건강한 숲 1ha는 44명이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배출하며, 1년 동안 탄소 16t을 흡수하고 산소 12t을 배출한다 하니, 숲은 바로 인간의 허파와 같은 존재이다. 뿐만 아니라 숲은 많은 물을 머금어 홍수를 방지하고, 물과 대기를 정화하며, 토사유출이나 산사태를 막아주고, 야생동물에게는 서식처를, 인간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숲이 인간을 자식같이 보살피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숲은 어머니와 같다’라거나 ‘인간이 자연 생태계의 주인이 아니라 구성원임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라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숲을 열심히 가꾸고 보존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바람과 삶의 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로 뒤덮여 있는 삭막한 도심을 벗어나 가까운 숲속으로 건강과 행복을 위해 많이 찾고 있으며 숲속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산림문화 욕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숲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과 정보를 보다 많은 이에게 전달하여 숲의 중요성을 알리고 구민의 다양한 산림문화 욕구에 부응하고자 중구청에서는 숲 해설 프로그램을 올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도심 속에서 숲과 자연을 체험해 볼 기회가 없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자연학습과 연계하여 동 프로그램에 현재까지 45회에 걸쳐 1267명이 참가했다.

숲 해설 프로그램은 숲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의 한 분야로서, 도심 속에서 접근이 쉽고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입화산과 함월산 숲길에서 숲속 나무·야생화 및 곤충이야기, 솔방울 관찰 및 목걸이 만들기, 뱀의 눈으로 자연보기, 나뭇잎·가지 등 자연물을 이용한 조형물 만들기, 청진기를 이용한 수액 소리듣기 등 다양한 숲 해설 및 체험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숲 해설 프로그램에 가족단위 참가 시, 체험을 통하여 컴퓨터와 전자게임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는 성장기 아이들은 숲속에서 맘껏 뛰어 놀며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함으로써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며, 어른들은 숲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의 이름과 유래 등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고, 잠시나마 어린 시절 추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 간 유대강화에도 공헌할 것이다.

올해는 숲 해설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다. 그래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조금씩 보완하고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숲에서 건강, 휴식 정보 및 행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숲 해설 프로그램 운영은 4월부터 10월까지(월요일~금요일) 1일 2회(오전, 오후) 실시하고 대상은 일반인(가족 단위) 및 학생, 취학 전 아동 등 전 시민이다.

중구청은 내년에 1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입화산 일원에 테마산책로, 치유의 숲, 편백나무·해송림, 유아 숲 체험장을 설치하는 등 테마산림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있어 숲 해설 프로그램이 더욱더 알차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철 울산시 중구청 녹지공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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