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따뜻한 여자…그리고 추운 남자

한창 연애 중인 두 남녀. 영하 10℃의 추운날씨에서도 남자는 여자의 어깨에 멋있게 겉옷을 걸쳐주며 전혀 춥지 않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흔하게 등장하는 모습이다. 남녀 똑같이 추운 날, 왜 꼭 남자만 겉옷을 양보해야하는 걸까? 우리 신체에서 피부 아래 있는 지방을 ‘피하지방’이라 하는데, 피하지방은 영양분을 저장하고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피하지방은 남성보다 여성이 조금 더 두껍기 때문에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추위를 덜 탄다. 한마디로 말해, 여성은 피부 안에 얇은 옷을 한 벌 더 껴입고 있는 셈. 남성들이여! 추운 겨울, 더 이상 여성들에게 겉옷을 양보하지 말길….

따뜻할수록 좋다?!

해가 뜬 낮 동안에도 온도계 눈금이 좀처럼 0℃를 웃돌지 않는 추운 날. 꽁꽁 싸맨 옷으로 신체의 움직임은 둔해지고, 추위에 경직된 몸은 뻐근하기까지 하다. 과연, 두툼한 옷으로 중무장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까? 추울 때 옷을 과도하게 두껍게 입기보다는 약간 서늘한 상태를 유지하면 에너지대사량이 따뜻할 때보다 시간당 9.26kcal의 에너지를 더 소비한다. 또한 서늘한 환경은 근육량을 평균 1kg 늘리고,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교감신경까지 활성화시켜 집중력도 높이는데, 이들 모두 서늘한 주변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신체가 활성화되는 것. 적당한 추위를 즐기는 것은 다이어트 효과와 더불어 건강한 몸, 일의 능률까지 거두는 일석삼조(一石三鳥).

추위에 강한 성격?

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게 되면 괜한 화와 짜증이 날 때가 있다. 그런데 성격이 급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일수록 추위를 덜 탄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 신경질이 많은 사람에게는 신장 위에 붙어 있는 한 쌍의 내분비 기관인 부신에서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호르몬 분비량이 많아지게 되는데, 보통 이런 호르몬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열 생산을 늘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추위에 더 강하다는 것이 의학적인 설명. 그렇다고 추위에 강한 사람의 성격을 섣불리 신경질적인 사람이라고 예단하거나, 혹은 추위를 덜 타기 위해 신경질을 더 많이 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 오늘은 그간 이어졌던 한파가 잠시 누그러지겠지만 단 하루 ‘반짝’에 그치겠다. 주말사이 다시 기온이 내려가 다음 주도 여전히 춥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