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로운 도전 준비하는 마라톤지기들

가슴 뛰게하는 열정으로 매사에 임하면

마라톤 완주와 같은 쾌감 만끽할 수 있어

▲ 이재균 한신공영(주) 자산관리부서장
모든 스포츠는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신적 고통과 동시에 육체적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장시간 육체적 고통이 따르는 종목을 꼽으라면 당연히 마라톤이라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 전쟁 당시 페르시아군을 물리친 그리스 병사가 전승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달려온 42.195km의 거리에서 유래된 마라톤 코스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그 어느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일상의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일상의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돌파구 중 하나를 찾으라면, 그것은 광풍처럼 번져나가는 육체적 고통의 종결 종목인 마라톤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마라톤과 첫 만남을 가진 것은 대학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던 마라톤대회였다. 학교 정문을 출발해 공원묘지와 법원 앞 도로를 거쳐 울산의 상징인 공업탑로터리를 돌아오는 완주의 짜릿함은 마라톤에 입문한 신고식이자 데뷔전이었다. 이후 ‘심장이 뛰는 한 달린다’라는 구호아래 동호회 운영이 마라톤 예찬론의 시작이었다.

마라톤은 시작이 가장 중요하다. 거리나 시간, 자세 등 다른 어떤 것도 그 시점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의 초점은 시작과 동시에 지속하는 것에 있다. 달리기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러닝화와 가벼운 운동복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다. 또한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뛰고 나면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다. 땀을 흠뻑 쏟아내고 나면 피부도 탄력있고 부드러워지며, 달리는 중 깊은 명상에 빠지거나 한 가지 생각만을 할 수가 있어 가벼운 흥분과 함께 머릿속이 아주 맑아 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거리와 시간을 막론하고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사람이 느끼는 쾌감은 직접 뛰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느낄 수 없다. 스포츠의학 용어로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또는 ‘러닝 하이(Running high)’라고 하는데, 인간이 30분 이상 달렸을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라는 뜻으로 전해지고 있다. 초보자들에게는 한없이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일단 입문하고 나면 이내 중독성이 빠져들고 만다.

마라톤은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서 심장과 폐 기능의 강화, 스트레스 해소, 다이어트 효과 등 그 장점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만인의 스포츠다.

필자의 마라톤 경험을 옮기자면, 지금은 아주 소중한 추억의 단초였던 10km 도전은 학창시절 마치 새침한 여자친구를 사귀는 듯한 가벼운 설레임이었던 것 같다. 하프코스는 높은 긴장감과 더불어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초년생의 마음가짐 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마라톤의 종결은 42.195km의 풀코스 도전과 더불어 완주의 목표일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내로라하는 국내 대회는 대부분 완주의 쾌감을 맛보았지만 아직 울산에서 벌어진 마라톤 대회에는 참가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마라톤지기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 목표를 바로 세워야 완주와 더불어 성과가 제대로 나오는 만큼 좀 더 통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항상 일어날 수 있는 마라톤 중 부상에 따른 응급조치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무리한 마라톤을 절대 금해야 응급처치에도 빠른 효과가 있다.

우리는 늘 ‘힘찬 출발’이라는 치열한 삶의 선상에 서 있다. 우물쭈물 거릴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우리의 삶은 흡사 100m 달리기의 광속도와는 비교되지 않지만, 조금은 느리더라도 매일매일 가슴을 뛰게 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매사에 임한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마라톤 완주와 같은 인생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균 한신공영(주) 자산관리부서장

(그 옛날 울산토박이들은 태화강을 ‘태홧강’이라고 발음합니다. 맑고 아름다웠던 그 ‘태홧강’은 울산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입니다. 칼럼 ‘태홧강’은 울산을 떠나 다른 도시에 살면서도 가슴 한 켠에 울산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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