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우 울산항만공사 경영지원팀
새해가 시작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춥디추운 한겨울이 훌쩍 지나가고 내일 모레가 벌써 입춘이라고 하니 시간이 너무도 빨리 가는 것 같아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달 1일 임진년 새해를 맞이하며 기쁜 마음으로 한 해의 소망을 다짐했을 것이다. 새해 소망 중에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담배를 끊는 일, 바로 금연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류역사상 손꼽히는 기호식품 중의 하나인 담배는 오래 전부터 미주대륙에서 거주하고 있던 인디언들이 하나의 종교와 사회의식이나 질병의 치료를 위해 사용해 왔었다고 한다. 1492년에 스페인의 콜럼버스가 유럽인으로는 처음 미주대륙을 방문하고 담배를 선물로 받아 귀국함으로써 처음 유럽에 소개되었다. 그 이후 미주대륙을 방문하는 많은 유럽 탐험가들이 담배를 수입하기 시작했으며, 그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담배를 직접 재배해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 온 지도 약 400~500년이나 됐다고 한다.

나름 오래된 역사 때문인지 몰라도 “담배를 피워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담배를 피워야 좋은 생각이 떠오르고 일이 잘 된다” 등등 그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건강에 좋고 나쁨을 떠나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애연가들이 흡연을 즐기고 있다.

생활이 윤택해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요즘 전 세계적으로 금연 열풍이 불고 있고 우리나라의 흡연율도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흡연율은 날로 증가하고 있고 이들의 흡연율은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은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고 있을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지난해 말 필자는 출장차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연바람이 불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몇 년 전 일본에 들렀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붐비는 도쿄의 롯본기 힐과 같은 곳들도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왜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여기저기를 살펴보니 이유는 다름 아닌 흡연구역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흡연구역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길을 걸어다니며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담배를 피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고 싶으면 가까이에 있는 흡연장소를 찾으면 그만이다. 흡연이 가능한 카페에는 자욱한 담배연기 만큼이나 사람들이 북적였다.

일본의 길거리 흡연이 줄어든 이유는 금연구역 지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물이나 길거리마다 잘 마련돼 있는 흡연장소가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흡연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보였다.

우리나라도 현재 많은 금연건물이 생겼고 공원이나 버스 승강장 등과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수는 점차 늘어나 흡연자들이 설자리는 점점 더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금연구역은 넘쳐나는데 흡연구역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담배꽁초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조차 찾아보기가 힘들다. 무조건적으로 흡연을 막을 것이 아니라 흡연의 자유를 위해서 흡연지역 또한 점차 늘려가야 할 것이다.

물론 필자가 각자의 기호식품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담배를 피우고 즐기는 것은 때와 장소를 잘 선택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배려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늦었지만 이러한 에티켓을 잘 지켜보자고 다짐을 하는 하루다.

고경우 울산항만공사 경영지원팀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