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남철 소상공인진흥원 울산센터 선임상담사
울산 북구에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두 번째 의무 휴업이 지난 달 27일에 있었다. 의무 휴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뜨겁지만 휴업으로 인해 전국 중소 소상공인 업체의 평균 매출이 1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수산물 전문 매장인 하나로마트 등이 상대적으로 매출 증가가 컸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직접 만났던 지역 상인들도 매출증가 효과를 인정하고 있어 일단 규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해 본다.

의무 휴업이 시작되고 두 번에 걸쳐 직접 시장 조사를 하며 느낀 점이 있다. 우선 상인들은 과거부터 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크지 않았고 이번 의무 휴업의 효과를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점포의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매우 복합적이다. 대형마트가 수동적으로 하루 쉰다고 해서 정상 영업하는 소상공인 점포마다 매출이 오르지는 않는다. 일찍 의무 휴업이 시작된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대형마트 휴일에 대응하여 고객을 더 끌어 들이기 위해 세일판매나 경품행사 등 각종 이벤트를 병행하여서 매출을 20% 가량 늘렸다고 하니 소상공인 노력의 중요성이 증명된 셈이다. 의무 휴업은 중소 업체에게는 새로운 고객을 늘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소상공인 점포마다 매출 변화의 차이가 있지만 업종별 효과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슈퍼나 식품 소매업 등은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곳이 있어 매우 고무적이었고 늘어난 고객에 맞추어 상품 구색을 늘려나가겠다는 점포도 있었다. 외식업과 주문 판매업은 그 다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형마트라는 고객 집객효과에 편승하는 인접 식당들과 서비스업종은 고객이 다소 줄어들었다는 반응이었다.

대형마트들은 휴업에 대한 신속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매출 감소를 적극 방지하고 있는 반면, 자본력과 조직력이 비할 수 없이 취약한 소상공인은 사실 별다른 전략도 없이 고객이 찾아와 주기만 바라고 있다. 하지만 조직화가 되고 있는 나들가게나 전통시장과 체인 소매점 등은 자체적으로 친절서비스를 강화하거나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 등 고객을 늘리고 매출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 신선한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경쟁 상대는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동종의 모든 점포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울산의 경우 모든 구·군에서 동시에 의무 휴업이 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에 조사된 소상공인의 68.6%는 의무휴업에 따른 중장기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 앞으로 의무 휴업제도가 확산되고 정착되는 것을 연구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권남철 소상공인진흥원 울산센터 선임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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