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무용단 사태해결을 위한 협상이 교착상태다. 막후협상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보겠다는 움직임도 없는 것 같다. "한번 해보자"는 선을 넘어 "갈때까지 가자"는 분위기다.

 협상은 명분싸움일 수도 있다. 명분에서 밀리면 협상은 어려워진다. 현재 무용단사태는 점차 노조측이 어렵게 되고 있다. 파업방법도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 지지와 지노위 판결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내부적으로 이탈세력이 많다. 며칠새 이탈자가 잇따라 비조합원이 과반수를 훌쩍 넘겼다. 노조를 불신임하는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집행부의 자세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핵심쟁점인 해고문제는 사실 감정싸움에서 비롯된 요소가 강하다. 애초 해고사태가 불거지기전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안무자문제, 평가제도, 공연발전위 등 단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춤출수 있는 쟁점은 얼마든지 있다.

 해고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고귀한" 현안을 다 줘 버린다면, 또 비조합원들과의 갈등이 증폭된다면 결국 상처뿐인 승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울산시의 "어른"답지 못한 협상력도, 미묘한 시점의 해고도 문제를 안고 있다. 노조를 협상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상사의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려는 자세는 구시대적인 사고다. 정녕 원칙을 버릴수 없다면 다른 현안들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분규가 일어나면 시는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라고 권고한다. 조정자의 역할에서는 양보를 주문하면서, 자신의 일은 원칙만 고수한다면 과연 꼬인 실타래가 쉽게 풀리겠는가. ch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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