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소상공인진흥원 울산센터장
사업장을 주위에 알리는데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간판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가게보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보다 더 크게, 더 많은 간판을 달려고 하는 것이 대다수 사업자의 심정이다.

이러다 보니 멋지게 지어진 신축 건물이라도 불과 1년도 못돼 온갖 간판이 무질서하게 들어차서 아름다운 건물 외관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정작 간판 본래의 역할을 못하기도 한다.

어느 연구조사에 의하면 70% 정도의 고객은 간판을 보고 점포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이 구입하고자 하는 물건을 파는 곳이기에 찾아간다고 한다. 간판의 효과에 대해 되짚어볼 대목이다.

간판은 사업주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무질서하게 내걸린 간판은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공중의 안전에 위협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로 간판설치에 대해서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해 허가 내지 신고를 하게끔 되어 있으며, 불법 간판에 대해서는 과태료·강제 이행금 부과와 철거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한 간판제작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옥외광고업의 등록을 해야 하는데, 불법광고물 등을 설치하여 공중에 중대한 위해를 끼친 때에는 등록의 취소와 영업정지 등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최근 통계에 의하면 전국 시군구의 옥외광고물 전수조사를 한 결과 전체 450만개의 간판 중에서 230만개 정도가 불법간판으로 확인된 바 있다.

어지럽게 난무하는 간판은 우리나라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1등주의가 빚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런던이나 파리를 가보면 아름다운 건물만 보이지 어디에도 간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어디에 무엇을 팔고 어떤 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는지 소비자들은 희안하게도 찾아간다. 아름다운 건물 그 자체와 빌딩 이름이 간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건물 자체 흡인력을 갖도록 작고 아름다운 간판 걸기를 사업주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김종희 소상공인진흥원 울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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