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알찬 시골체험 입소문 타고 도시학생 몰려

울산의 대표적인 시골 산촌학교인 ‘궁근정초등학교 소호분교’에 대도시 학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안심하고 시골체험을 할 수 있는 소호산촌유학센터 운영 이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올해 1학기엔 서울, 경기, 대구, 부산 등에서 전학온 학생들이 보태져 지난해(14명)보다 2.2배 증가한 31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2학기에도 5~7명이 전학올 예정이다.

소호분교는 그동안 1·2학년, 3·4학년, 5·6학년으로 나눠 복식수업을 했다. 하지만 최근 전학생이 잇따르면서 이번 2학기부턴 기존보다 한 학급이 늘어난 4학급을 운영할 예정이다. 5학년과 6학년이 각각 분리된다. 교사 수도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난다.

▲ 울산의 대표적인 산촌마을인 소호마을로 유학온 학생들이 가을 추수(위)와 야생차 만들기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인근지역에 학교가 없어 통·폐합으로부터는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항상 폐교의 부담을 안고 있던 소호분교에 갑자기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호마을에는 지난 2009년부터 지역민들에 의해 운영된 소호산촌유학센터가 있다. 아이들이 부모곁을 떠나 산촌 농가에서 생활하며 학교를 다니는 ‘시골살이’를 할 수 있도록 숙식과 교육 등 전반적인 생활을 담당하고 있다.

올 1학기에만 유학생 16명이 찾았다. 2학기에도 5~7명의 학생들이 소호마을로 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만 20명 이상의 학생들이 소호마을로 유학을 오는 셈이다. 지난해 6명, 지난 2010년 3명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곳으로 유학온 학생들은 마을 아이들과 함께 소호분교에서 수업을 받고, 이후엔 센터에서 제공하는 자연과학수업, 텃밭가꾸기, 밴드, 단편영화 제작, 도자기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다. 뿐만 아니라 1월부터 12월까지 계절별 각종 산촌 체험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는 이점 때문에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부산에서 소호마을로 유학온 최율교(6년) 양은 “도시에서는 친구들과 모여도 각자 휴대폰만 가지고 노는데 소호에서는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고, 농사도 지어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수환 소호산촌유학센터 대표는 “마을 공동체가 아이를 키운다는 소문이 나면서 대도시 학생들이 소호분교로 전학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며 “도시 학생이 장·단기간 농촌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소호산촌유학센터는 올해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촌 유학 활성화를 위해 선정한 전국 7개 사단법인 가운데 한 곳으로 뽑히기도 했으며, 조만간 마을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도 지어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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