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도둑들’이 개봉 22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해 역대 개봉 영화 사상 두 번째 빠른 속도의 흥행을 기록했다.
 한국영화 사상 여섯번째 ‘1천만 영화’이자 ‘해운대’ 이후 3년 만에 등장한 영광의 얼굴이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도둑들’은 광복절 연휴인 전날 33만8천199명(22.8%)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천9만6천957명을 기록했다.
 ‘도둑들’은 개봉 열흘 만에 500만, 11일 만에 600만, 16일 만에 800만, 19일 만에 900만을 각각 넘은 여세를 몰아 22일 만에 1천만 관객 고지에 들어섰다.
 이는 개봉 21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함으로써 역대 가장 빠른 흥행 기록을 세운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비해서는 하루가 늦었지만, 2009년 33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넘은 ‘해운대’에 비하면 11일이나 빠른 기록이다.
 개봉 초기 ‘도둑들’은 5일 만에 287만 명을 동원해 개봉 후 같은 기간 226만9천855명을 동원한 ‘괴물’을 앞질러 ‘괴물’보다 더 빠른 1천만 돌파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실제로 개봉 초기엔 유례없는 폭염으로 영화관 입장객수가 많이 늘어난 덕을 많이 봤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이전까지 40만 명을 넘던 일일 관객수가 절반인 20만 명대로 줄면서 흥행 속도가 느려졌다.
 그럼에도 직전 ‘1천만 영화’인 ‘해운대’보다 흥행 속도가 훨씬 빠르고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사상 최다 관객을 모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38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넘은 데 비하면, 16일이나 빠른 기록이어서 ‘도둑들’의 흥행이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2006년 ‘괴물’은 21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넘은 뒤 이후에도 301만 명을 더 끌어모아 총 1천301만 명을 동원해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해운대’는 1천만을 넘은 뒤 139만 명을 더 모았다. ‘아바타’는 1천만을 넘은 뒤에도 362만 명을 더 동원했다.
 ‘아바타’가 1천만 돌파 속도는 ‘괴물’이나 ‘해운대’에 비해 느렸지만, 결국 국내에서 역대 최고 흥행 영화로 기록됐듯 ‘도둑들’ 역시 1천만 돌파 속도는 ‘괴물’에 밀렸지만, ‘괴물’이나 ‘아바타’를 뛰어넘는 흥행 기록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도둑들’은 가벼운 ‘팝콘 무비’라는 점에서 앞선 ‘1천만 영화’들과 차별화된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 등 앞 주자들이 저마다 스케일과 기술력, 진중한 메시지를 내세운 힘이 잔뜩 들어간 블록버스터였던 것과 달리 ‘도둑들’은 킬링타임용 유쾌한 체이싱무비의 전형을 보여주는 오락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앞 주자들이 일제히 사회적 메시지와 기술적 완성도, 행간의 의미 등을 내세우며 ‘규모와 의미가 다른 영화’로 포장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
 ‘도둑들’의 관객이 오로지 그 유쾌함과 재미에 표를 샀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1천만 돌파는 한국영화의 흥행공식에 변화를 가했다.
 ‘도둑들’은 수익에서도 ‘괴물’과 ‘해운대’를 앞지를 기세다.
 ‘도둑들’은 이미 1천만 관객을 모아 729억 원을 벌었다. 극장 몫(360억 원)과 총제작비(145억 원), 배급수수료(40억 원) 등 투자금을 뺀 순익이 138억 원이다.
 ‘괴물’의 누적매출액은 785억 원이었고 ‘해운대’는 총 81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아바타’는 3D 개봉이라는 특수성으로 1천284억 원이라는 뛰어넘기 힘든 매출액을 기록했다.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광복절 휴일에는 34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했고 개봉 4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흥행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한국영화 흥행 사상 신기록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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