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연실 양끝에 금속을 달아 하늘 높이 날려 금속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번개가 전기현상이라는 것을 증명한 사람이 벤자민 플랭클린이었다. 그는 1752년 특별히 제작한 연을 띄워 번개를 손으로 직접 확인해 ●손으로 번개를 잡은' 사람이었다. 이 실험으로 그는 금속 침이 번개를 모은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피뢰침으로 실용화했다. 그리고 그는 하늘의 불씨를 훔쳐 인간에게 최초로 전해준 현대판 ●프로메테우스'가 됐다.

 번개란 구름 아래의 음전기로부터 유도된 땅의 양전기가 구름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으로 모여 순간적으로 양전기로부터 음전기까지 전기 에너지가 흐르게 되는 것을 말한다. 번개는 보통 10억볼트정도이며 0.006초동안에 5000A(암페어)의 전류가 흐른다고 한다. 이는 한 도시에서 500W(와트) 가로등 전구 2000개를 동시에 8시간동안 켤 수 있는 에너지이다.

 그러나 이런 벼락을 세번이나 맞고도 살아남은 한 농부가 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다. 1998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조나스 와일딩은 세차레나 벼락을 맞아 죽을 뻔했다면서 신을 상대로 1억달러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하나님은 하필 나에게 ●확률 60만분의 1의 불행'으로 시험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신이라면 인간에게 들쭉날쭉한 혜택과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내 고통은 돈으로 따져 충분히 1억달러치가 되며 신은 그만한 지불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나친 벌을 내린 ●야속한 하나님'과 누가 옳고 그른지 담판 짓겠다고 ●벼락 맞을 소리'에 나선 그의 변호사는 ●신의 의지를 인간의 법 앞에 세우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 이제 신은 룰을 어긴 자신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궁지에 몰린 신이 과연 누구에게 기도를 올릴지 궁금하다●면서 의뢰인과 변호사와의 ●환상의 콤비'를 과시했다.

 고대 사람들은 번개를 신이 죄인에게 던지는 ●불의 창'이라고 믿었다. 이런 주술적 해석은 중세까지 이어져 오면서 큰 잘못을 한 사람에게 내리는 하늘의 벌로 사람들은 해석했다.

 지난 15일 청와대에 벼락이 떨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성가수 보아를 비롯해 안치환, 이상은씨 등 대중 음악인들이 저녁 7시30분터 1시간 30분 동안 청와대 녹지원 무대에서 공연을 갖기로 한 날이었다.

 청와대는 특히 ●열린 청와대'를 실현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열기로 한 ●녹지원 예술마당'의 첫번째 행사인 이번 6월 음악회는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과 남북한의 평화와 공존을 기약했던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 ●화합과 협력의 시대로'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천둥번개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청와대 경내 녹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음악회가 취소됐으며, 공연용 연막장비에 벼락이 떨어져 일종의 누전현상으로 연막탄 몇 개가 터졌다고 경호실측이 설명했다. 벼락에 맞아 터진 연막탄에서 매캐한 냄새가 경호실에 200m 떨어진 청와대 기자실(춘추관) 근처까지 퍼졌으며 한참동안 청와대 정문 앞과 경복궁 후문까지 자욱한 연기가 깔렸다.

 청와대가 6.15 남북정상회담 3주년에 맞춰 기념음악회 개최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언급이 있을 예정이었으나 비가 와 행사가 취소된데다 청와대내 떨어진 벼락에 대해 난감해 했다. ●벼락'에 대한 장안의 말들이 신경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