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센터서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전

“여보! 단 한순간만 살아서 내게 와 주세요. 악마도 내 이 슬픔을 안다면 울지 않을 수 없으리라나, 한 사람을 사랑한 죄밖에 없는데….”(인혁당 사건 희생자 우홍선 선생의 미망인 강순희 여사의 글 일부)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 공안조작사건인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을 추모하는 전시회가 5~28일 광주 동구 금남로 가톨릭센터에서 열린다.
 4.9통일평화재단과 광주인권평화재단 공동주최로 열리는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전은 인혁당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기획됐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희생자들의 초상화, 생전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 일기 메모, 편지 등이 선보인다.
 한 사형수의 미망인이 눈물로 쓴 글과 아버지를 살해한 유신 정부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던 아들의 절절한 글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1961년 5월 16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볼 수 있다.
 희생자 구명을 위해 애를 쓴 고 김수환 추기경의 탄원서와 당시 대법원에서 사형을 유일하게 반대한 이일규 판사의 소수의견서 등 사료도 공개된다.
 이 밖에 민족미술인협회 작가들이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넋을 위로하는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5일 오후 5시 가톨릭센터 1층 로비에서 인혁당 사건 유족과 천주교 광주대교구 옥현진 주교, 4·9통일평화재단 박중기 이사, 5·18기념재단 김준태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시 설명회와 강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인혁당 사건으로 수감된 8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날인 지난 4월 8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첫 전시가 열렸고 7월에는 부산민주공원에서 두번째 전시가 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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