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를 고수하는 북한이 인민생활 향상을 내세우면서 상품 광고에도 신경쓰고 있다.
 조선중앙TV는 매일 저녁 ‘중앙신문 개관’ 코너에서 노동신문(노동당 기관지), 민주조선(내각 기관지), 청년전위(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평양신문(평양시당위원회 기관지)의 내용을 차례로 소개하는데 이 중 평양신문 4면에는 다양한 상업광고가 연일 실리고 있다.
 이는 조그마한 직사각형에 상품 설명을 담은 박스형 광고로 한국의 일간지 광고와 비슷하다.
 평양신문은 지난 5일 ‘호평받는 조선옷 봉사’라는 글귀와 함께 한복 두벌의 사진과 여성들이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 사진을 담은 의류광고를 선보였다.
 그 하루 전인 4일에는 평양화초연구소 도매소가 꽃봉사(꽃서비스)를 한다며 꽃다발 상품에 관한 광고가 있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재생에너지인 태양열을 이용한 태양열물가열기 광고가 소개됐다. 목욕물 등에 쓰는 태양열물가열기는 북한이 올해 평양의 기관, 기업소, 가정에 보급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최신 제품이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건재직매점 광고가 지면에 포함됐다.
 이밖에도 올해 평양신문에는 고기상점, 화분, 음식, 가정용 확성기 등 대중소비품 광고가 과거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평양신문은 북한 각지의 소식을 전하는 일간지로서 북한 전역에 배포되고 있다.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 이전부터 조금씩 상업광고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동신문, 민주조선,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다른 중앙 매체는 현재 상업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자본주의에 대한 거부감으로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상품 광고를 별로 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평양신문 광고는 흥미롭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경공업을 부각하면서 생활용품 유통에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의 경제분야 계간지 ‘경제연구’는 지난해 10월30일 발행한 제153호에서 수출을 발전시키는데 광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례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주로 수출용 상품이나 평화자동차 차량 등 외국과 합영·합작 제품을 광고해왔다”며 “내수용 상품 광고가 늘고 있는 점은 시장경제의 진전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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