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복귀작을 속속 확정하면서 그의 재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MC’로 장기집권한 그지만 1년여의 공백은 무시 못할 시간이다.
 여기에 새로운 과제가 더해졌다. 복귀 프로그램의 정상화와 동료이자 라이벌인 유재석과 맞대결이 그것.
 당사자에게는 부담스런 상황이지만 시청자로서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늘어난 셈이다.

 ◇부진하거나 혹은 부활하거나 = SBS ‘스타킹’은 강호동의 하차 전 10%대 시청률을 유지했으나 그가 떠나고 올해 들어 평균 시청률은 한 자릿대로 떨어졌다.
 경쟁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방송을 중단한 기간에는 후발주자인 KBS 2TV ‘불후의 명곡’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강호동의 복귀는 ‘스타킹’에는 재도약의 기회로 여겨진다.
 SBS는 강호동의 복귀에 맞춰 PD를 교체하며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강호동의 빈자리를 메워온 이특이 입대로 방송을 떠나고, 강호동의 하차 후 투입된 박미선이 강호동에게 길을 터준다는 의미로 하차 의사를 밝힌 만큼 재정비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프로그램의 감초 붐은 예전처럼 고정 패널로 활약할 예정이다.
 1년여 만에 부활하는 ‘무릎팍도사’의 부담감은 더욱 크다.
 ‘황금어장’ 코너였던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의 복귀에 맞춰 이르면 11월말 별도 프로그램으로 독립해 목요일 밤 11시 편성된다. 기존 패널인 유세윤과 우승민의 합류도 논의 중이다.
 MBC는 ‘무릎팍도사’가 작년 10월 폐지되고 빈자리를 메울 만한 단독 토크쇼가 없어 여러 차례 쓴맛을 봐야 했다.
 SBS ‘힐링캠프’가 대선 주자들을 잇따라 초대하며 화제 몰이를 하고, KBS ‘승승장구’ 역시 손연재, 정명화ㆍ경화 자매 등 화제의 인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MBC는 속수무책이었다.
 최근에는 MBC ‘무한도전’으로 예능계 대세로 떠오른 정형돈과 MBC드라마 ‘골든타임’으로 주목받은 배우 이성민까지 ‘힐링캠프’에 내줘야 했다.
 ‘무릎팍도사’의 부활은 단독 토크쇼가 아쉬웠던 MBC로서는 가뭄에 단비인 셈.
  MBC가 ‘무릎팍도사’를 목요일 밤에 편성한 것은 강호동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시간대 MBC는 타사와 경쟁에서 장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뉴스 후’와 ‘후 플러스’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지킨 해당 시간대, MBC는 예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2010년 11월부터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여우의 집사’ ‘추억이 빛나는 밤에’ ‘주병진 토크콘서트’ ‘주얼리하우스’ 등이 편성됐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에 종영됐다.
 시청률 외에 ‘황금어장’ 코너 ‘라디오스타’가 독립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예전처럼 ‘황금어장’ 속 코너로 편성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MBC는 가을 개편을 기해 이 시간대 소비자 프로그램 ‘불만제로 업’을 편성했으나 ‘무릎팍도사’의 부활로 시간대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호동으로서는 장기간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시간대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무릎팍도사’ 합류는 가장 자연스런 복귀 수순이란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강호동이 잠정은퇴한 후부터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프로이고, 프로그램 폐지에 미안함을 가진 강호동도 의리 차원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재석과 피할 수 없는 맞대결 = ‘무릎팍도사’가 유재석의 KBS 2TV ‘해피투게더3’가 방송되는 목요일 밤 편성되면서 강호동은 유재석과 두 번의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스타킹’의 경우 애초 ‘무한도전’과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을 벌였던 터라 강호동과 유재석의 맞대결은 예상됐다.
 그러나 두 번의 맞대결은 예상치 못한 결과다.
 유재석이 이끄는 ‘해피투게더’는 10년 넘게 목요일 밤 11시를 지키며 고정 시청층을 끌어모았다. 최근에도 시청률 10%대를 유지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MBC가 이 시간대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한 배경에는 ‘해피투게더’의 영향도 컸다.
 그러나 ‘무릎팍도사’가 차별화한 색깔을 가진 프로그램인 만큼 ‘해피투게더’와 승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두 프로그램의 메인 MC 의존도도 차이가 나 프로그램 결과를 MC 간 맞대결 결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강호동 측 관계자는 “본인이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지 다른 부분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며 과도한 의미 부여를 꺼려했다.
 한편, 강호동은 KBS와는 신설 예능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안녕하세요’를 연출한 이예지 PD가 강호동과 함께한다.
 KBS 관계자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라며 “기획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포맷이나 방송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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