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없는 무한경쟁 ‘빅뱅의 시대’
공평한 기회 제공·평등한 분배 등 통해
조직원 열정 끌어낼 ‘수평리더십’ 필요

▲ 성종형 Golden Way Group CEO

1919년 임시정부 수립, 면적 10만210㎢(세계 108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 북위 33~38도, 동경 126~132도 동아시아 한반도 남반부에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자리하고 있다. 태백산맥의 남서쪽으로 소백산맥이 뻗어 있고 지리산, 한라산이 한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 낙동강과 씨줄과 날줄로 이어져 금수강산을 이루고 있다. 이 작은 반도국 대한민국은 조선산업 경쟁력과 초고속인터넷 품질 등 수많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 1위 제품만 놓고 보면 그리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보유한 세계 1위 제품은 2010년 71개에서 2011년 61개로 1년새 10개나 줄어들었다. 물론 16개 제품이 새로이 세계 최고에 올라섰지만 26개 제품은 경쟁국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이 가운데 12개는 중국에 정상을 뺏겼다. 한국 산업의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을 해왔던 코닥, 노키아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고, 같은 일들이 포드, GM,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 일류기업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절대강자였던 강력한 기업들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추락하는 ‘빅뱅의 시대’가 온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고 한 故 스티브 잡스는 최초의 컴퓨터로 시작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긴 원동력이 “인간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동정, 그리고 인문의 힘”이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과 마음을 보는 힘, 즉 인문의 힘을 얼마나 지니고 있느냐에 운명이 판가름 나는 ‘인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오늘날 조직이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사이, 리더십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정말로 중요한 것’을 분명히 해서 세계일류에 도전해야 한다. 기업의 리더는 도덕 재무장을 통해 더욱 더 높은 ‘가치 창출’을 해야 하고, 지금 바로 중·장기 가치를 창출하는 유일한 지속가능 전략으로써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 아울러 업계 선도자들이 하룻밤 사이에 꼴찌로 전락하는 지금의 세상에서 오로지 성공을 지속시킬 ‘적응성’을 길러내야 한다.

‘인재’를 기업경영의 첫째 이념으로 하고 있는 삼성이 글로벌 시장의 선도자가 된 것은 결국 ‘사람이 먼저’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또 혁신과 변화를 위해 조직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을 끊임없이 자극한 결과다. 조직 구성원의 열정과 몰입 수준을 최고조로 이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 즉 권한과 책임을 많이 나눠 갖는 수평적 체제를 갖추었고, 공정한 인센티브와 성취욕 고취로 더 많은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냈기에 가능했다.

기업들은 대부분 대수롭지 않은 규정과 틀에 얽매인 목표와 피라미드식 서열구조 속에서 직원들의 정서적 활력을 빼앗는다. 창조적 경제(Creative Economy)에서 정서적 활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절박한 경영환경(百尺竿頭)을 정면돌파(進一步)하기 위해서는 이루어야 할 간절한 공통의 기대가 있을 때 목숨까지 거는 열정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함께 가면 멀리 간다’고 했다. 뜻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사업을 함께하고 전략과 자원을 공유하는 것을 경영의 기본이념으로 삼아 함께 멀리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주변 단 한 사람이라도 소중히 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유능하면서도 겸손한 수평 리더십으로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리더는 탁월한 능력 발휘와 동시에 가무장적 무한애정을 실천하고, 구성원은 멸사봉공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무한경쟁 체제와 평등한 분배를 실천해야 한다.

반도국가라 반도체 강국이 됐고, 조선의 후예들이기에 조선 강국이 됐다는 유머같은 우리나라다. 세계 108번째 면적을 가진 작은 나라지만 108번뇌를 가진 최고경영자(CEO)는 경영철학자(CPO)가 되어 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세계 일류제품을 하나씩 남기고 지구를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비윤리적이고, 융통성 없고, 비인간적인 조직과 함께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숭고한 사명을 추구하는 조직, 모든 창의적 충동을 높이 사는 조직, 시대에 앞서서 변화하는 조직, 관료제를 탈피한 조직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세계적 경영전략가 게리 해멀(Gary Hamel)이 생각나는 2월이다.

성종형 Golden Way Group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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