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시간은 이제 한 장 남은 달력 속에서 아쉬운 듯 그러나 빠르게 흐르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나이마다 달리 받아들이는 것 같다. 즉 시간은 객관적이지만 받아들이는 것은 주관적임에 틀임없다.

 특히 시간은 생물학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여성에게 남성과는 다른 의미가 부여되기도 한다. 이것은 여성의 출산과 관련해 생각해보면 출산이란 영구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여성의 나이와도 연결되어 있기에 여성에게는 남성과 다른 의미가 주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한국여성의 삶은 한국 경제의 발전만큼 변화되고 있다. 그래서 여성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시대에 마음껏 자기에게 주어진 능력을 펼쳐보이면서 살 수 있다. 그러나 육아문제는 여전히 여성에게 부담이다.

 여성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아이를 낳는 것에 생각해보거나 낳고 싶은 요구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 세대들의 사고는 우선적으로 자기 일을 갖고 싶어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 낳는 것을 미루거나 적게 낳거나 아예 낳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여성이 나이가 들면 여성으로서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자연적이다. 그런데 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자연적인 여성의 욕구인데도 불구하고 자기 발전에 하나의 장애물이나 부담으로만 간다면 선진국에서 보여지는 현상처럼 여성들이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하거나 본능을 누르고 자기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필자는 이미 약 15년에 선진사회에서 젊은 여성들이 자기발전만을 위해 살아가다가 30대 중반 정도 나이가 들면 초초해지기 시작해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즉 여성으로 갖고 있는 본능이 여자에게 여자로서 출산의 욕구가 의식되어지면서 시간적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출산의 부담을 안고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있어 시간이란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더이상 여성의 사회활동이 개인적 문제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안정된 출산을 위한 사회적,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 결혼 후 안정된 사회생활과 출산·육아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80년대 중반 유럽에 만연했던 결혼풍토가 우리 사회에도 퍼져 나가게 될 것이다.

 80년 중반 이후부터 유럽은 젊은 세대들 중심으로 결혼보다는 동거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결혼형태로 살지만 아이 낳는 일은 자연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이미 편하게 살던 그들의 삶의 형태 속에서 굳이 누가 한 가정을 이끌 책임감을 갖게 되겠는가. 더구나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같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혼모 발생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요즈음 서양에서 다양한 삶의 형태가 한국에서도 거론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우리 사회가 정말 많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하는 젊은 세대의 삶에 어떤 가치관을 줄 것인가하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사회로 진출하는 여성의 삶에 이상적인 인간의 삶의 모습과 환경을 제공해야한다고 본다. 그래서 여성으로 갖고 있는 본능과 이성의 힘이 잘 어우러져 한 인간으로서 채워질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결국 건강한 가족 속에서 건강한 사회의 존속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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