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과 부산시 문화재 관계자들이 명칭 변경을 위해 어제 울산의 나사봉수대와 부산의 이길 봉수대를 돌아보았다. 나사봉수대는 조선초기에 쌓은 봉수대로 서생면 나사리 뒷산에 있다. 이 봉수대의 명칭 변경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울주문화원이 옛 이름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작 되었다. 지금도 서생 사람들은 이 봉수대를 나사봉수대라고 부르지 않고 이길 봉수대라고 부른다. 왜냐 하면 이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있는 봉수대가 분명히 이길봉수대 인데 문화재 관계자들이 이 이름을 현재 기장에 있는 봉수대와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생면에 있는 봉수대가 이길봉수대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문헌은 많다.

 첫째로 조선 후기의 지도와 기록을 보면 기장과 울산부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장안 골짜기 남쪽에 이길봉수대가 표시되어 있고 울산부의 지도를 보아도 이길 봉수대가 울산부에 속한 서생면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 현재 서생면에 있는 봉수대가 옛날에는 이길봉수대였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1834년에 발간된 「청구도」에도 울산부의 천내 봉수대에서 기장현의 남산 봉수대 까지 그 위치가 상세히 표시되어 있는데 고리 뒷산에 있는 봉수대가 이길 봉수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지형적으로 보더라도 나사 봉수대의 옛 이름이 이길 봉수대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간절곶이다. 나사봉수대는 지리적으로 간절곶과 아주 가깝다. 그런데 옛날에 간절곶이 「이길」로 불린적이 있어 나사봉수대의 명칭이 이길 봉수대였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생생한 증언은 지난해 9월 울산에서 열렸던 세미나에서 나타났다. 당시 이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했던 심봉근 동아대학교 박물관장이 나사 봉수대에 대한 명칭을 자신이 경남문화재위원으로 있을때 지었다면서 당시 이런 중요한 사실을 몰라 현재 부산 기장에 있는 봉수대를 이길 봉수대라고 지었는데 이 사실을 안 이상 나사 봉수대가 옛 이름을 찾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오늘 문화재위원들이 나사 봉수대를 찾은 것은 나사봉수대가 옛 이름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잘못된 명칭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때 고치는 것이 좋다. 이번 기회에 나사봉수대가 옛 이름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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