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고등학교에서는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충호씨(울산고등학교 교사)가 동양정신의 거대한 뿌리인 장자와 세계적인 시인 워즈워드는 자연관이 거의 일치한다는 색다른 주장을 담은 〈장자와 워즈워드〉를 도서출판 세손에서 펴냈다.

 10년전 석사논문으로 "장자와 워즈워드의 자연관 비교연구"을 쓴 뒤 이들의 사상에 대한 이해를 일반인들과 나누고 싶은 욕구를 오랫동안 간직해온 그는 지난해 부터 다시 장자와 워즈워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책은 1부 장자와 워즈워드, 2부 워즈워드와 장자의 자연관, 3부 우화와 시로 구성했다.

 이충호씨는 "장자와 워즈워드는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 사상적 배경이 다르지만 동양의 자연사상이나 물아일치 사상이 워즈워드의 시에서 폭넓게 읽혀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만물에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장자는 그것을 "도"라고 표현하고 워즈워드 "살아있는 정신"이라고 했다. 이는 사물이 모두 생명을 갖고 있다는 논리로 용어만 다를 뿐 추구하는 본질 적인 것은 일치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희랍의 물활론적 사상이 자연을 기쁨의 원천이며 도덕적 교훈을 주는 인생의 교사이자 동반자로 삼았던 워즈워드에 와서 꽃을 피운 것이다.

 3부에서 저자의 노력이 드러난다. 한문교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일일이 한자를 풀어 장자(내편)의 소요유,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를 번역했고 영어교사이자 시인으로서의 영감으로 워즈워드를 새롭게 번역했다. 내용 뿐아니라 사상적 설명을 충분히 곁들여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이충호씨는 "장자와 워즈워드의 자연이나 인간에 대한 생각을 비교한다는 것은 단순히 동서양의 자연관의 비교가 아니라 삶과 죽음, 장녀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과 사상을 비교해보는 것"이라고 이 글을 쓴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또 "동양사상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책 한권을 읽고 동양사상을 이해하는 것처럼 떠들어대지만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하며 "동양사상의 이해를 위해서는 서양사상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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