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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우리는 지금 무얼 기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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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12.04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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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자나깨나 경제회생의 대안을 찾고 있는가. 아니면 하늘에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저절로 일자리가 생기고 돈줄이 풀리고 삶에 생기가 돌기를 기다리는가.

 1969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사뮤엘 베케트의 희곡 중에 〈고도를 기다리며〉가 있다. 주인공 "고고"와 "디디"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린다. 그러나 "고도"는 결코 오지 않으나, 둘은 그냥 계속 기다리기로 한다. 꼭 지금의 우리의 입장을 말해 주는 것 같다.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 다 주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또 아무도 피안의 세계로 떠나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오직 우리는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삶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 고되고 힘든 날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덜어줄 무언가를 기다린다.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날이 될 것을 기대하며 새해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런 새 아침은 밝지 않고 힘든 나날이 계속된다. 그럴지라도 우리는 삶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마냥 누구인지도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사회는 기다리고자 하는 희망마저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 조차 찾기 힘든 현실이 우리를 적막강산으로 몰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경제에도 희망이 보이는가. 무책이 상책이라면, 세월에 맡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어디 그럴 수는 없지 않는가. 이 상태에서 주저앉을 수 없다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제는 제발 원리에 좀 충실해 보자.

 경제원리는 기본적으로 공급과 수요를 잘 관리하는 일이다. 지금 수출은 금년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테러사건으로 대미수출은 얼어붙었다. 이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내수진작이다. 내수에서도 소비수요와 투자수요가 있는데 투자는 이미 과잉상태에 있다. 그렇다면 소비수요만을 기대할 수 밖 에 없다.

 이 소비수요도 지금과 같은 기업의 구조조정이다, 경기침체다 하는 상황에서 개인소비를 부추긴다는 것은 연목구어와 같은 일이다. 내수진작의 일환으로 주5일 근무제를 이야기 할 수 있다. 모든 근로자들이 하루를 더 쉬면 그만큼 소비지출이 늘어나 내수진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 쪽은 임금의 삭감 없는 주5일 근무제는 기업의 경쟁력만 떨어트린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 말을 믿어야 경제가 살아나는가.

 이와 관련하여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생산시설이 남아돌 때 경기회복이나 경제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소비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저축은 악덕이고 소비는 미덕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소비지출을 늘리려면 가계소득을 높여주어야 한다. 소득이 주는데 소비를 늘리려는 가정은 없다. 경제가 침체되는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가장 으뜸가는 원인은 생산둔화와 소비위축이다. 이 둘 사이가 반복될 때를 흔히 빈곤의 악순환이라고 말한다. 생산둔화는 곧 실업으로 이어지고, 실업은 소비위축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에서 생산도 소비도 늘리는 묘안은 없는가. 더 안타까운 것은 지금 우리의 고민은 희망의 소식을 가져오는 "고도"가 오지 않는데 있지 않고, 한 해를 보내면서 새해에 기다릴 그 무엇이 없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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