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2세가 된 이영정씨...지금도 매일 약 20㎞씩 뛰어
내년 5월 중국~터키 8000㎞...100일 완주…촬영팀도 구성
“진정한 레이스는 이제부터”

▲ 70대 나이에 마라톤으로 8000㎞ 실크로드(1일 80㎞씩 100일간) 대장정을 꿈꾸는 이영정씨.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중국에서 터키까지 비단길을 하루 80㎞씩 100일간 8000㎞를 뛰는 대장정…달릴만 하지 않겠어?”

고희(70세)를 넘긴 백발의 노인이 중국에서 터키까지 실크로드 8000㎞를 마라톤으로 횡단하는 대장정을 계획하고 있어 이채롭다.

1942년생 올해로 72세가 된 이영정(울산 남구 옥동)씨. 얼핏 무모해보이지만 그가 뛰어온 거리와 과거를 돌아보면 헛된 계획만은 아니다. 그는 매일 오전·오후 합해 약 20㎞의 거리를 뛴다.

이렇게 매일 17년간 약 9만6000㎞를 뛴 그는 마라톤 풀코스 완주 165회, 2500㎞와 5070㎞ 울트라마라톤 완주, 10년연속 서브4(마라톤 풀코스 4시간이내 완주)등 ‘슈퍼노인’이라 불린다.

모 공중파 방송에서는 이씨의 신체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을 정도다.

그런 이씨는 요즘 지금껏 뛴 거리 중 가장 긴 실크로드(약 8000㎞)를 마라톤으로 횡단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년 5월 중국 시안을 출발해 타클라마칸 사막을 거쳐 8월께 터키 이스탄불에 이르는 일정이다. 하루에 80㎞씩 100일간 8000㎞를 뛰는 대장정인 셈이다.

이씨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가장 오래된 길이라는 역사성과 인간이 뛸 수 있는 가장 길고 유명한 길이 아닐까 생각해 실크로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횡단을 위해 평소처럼 매일 20㎞ 달리기와 함께 실크로드 주변 지역의 공부와 관련 다큐멘터리 시청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매일매일을 기록할 기록사 및 촬영팀을 포함한 팀 구성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의 이번 계획에는 약 1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예산은 스태프 등 10여명으로 팀을 구성해 100일간 캠핑차량안에서 먹고 자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이다.

이씨가 70세를 넘긴 나이에 무모한것 처럼 보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건강하고 즐겁게 100세까지 살겠다”라는 생각에서다. 그의 신체나이와 운동신경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스스로 “이제 인생의 반을 살았어”라 당당히 말하는 그는 “다들 청춘이 전성기라 말하지만 아직 내 전성기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난 내가 죽는 그날이 내 인생의 가장 최고점이라 생각하고 산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이영정씨는 달리기 외에도 할 일이 많다. 오페라의 대중화를 기치로 활동하고 있는 울산오페라단의 주연으로 발탁돼 25일 연주회도 갖는다. 마라토너로, 오페라단원으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인생을 살고있는 그는 “이제 막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을 뿐, 진정한 레이스는 이제부터”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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