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경제의 급부상 문제가 매스컴을 통해 세류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때 국유기업 개혁 부진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중국식 체제전환에 대한 한계론이 널리 확산되기도 하였으나 1997년 말 동남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게 되면서 중국의 점진개혁에 대한 평가가 최근 크게 달라지고 있다.

 1992년 한중간 국교정상화이래 연간 교역량이 무려 300억 달러에 육박하여 미국 다음의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이 같은 중국경제의 급부상은 분명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 그리고 위협의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기회로서의 중국은 먼저 13억 인구라고 하는 거대 잠재시장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지역간, 계층간 경제격차가 크고 국내시장의 분단 현상 등 많은 내부적 문제를 안고 있다. 2000년 기준 중국의 GDP가 1조 달러를 넘어섰지만 13억 인구의 평균을 내보면 여전히 개인소득은 1천달러를 밑도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거대한 인구규모가 아니라 생산 및 소비시장으로서 중국의 실상을 철저히 파악하여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은 사업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찾아 공간 이동을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울산에 투자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도 획기적으로 투자환경이나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어느 날 중국과 같이 매력이 있는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울산의 산업은 이제 국내 도시 중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중국 경제의 영향을 받는 영향권 내에 속해 있으며, 석유화학산업은 하나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아직 중국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도 향후 10년 이내에 상당한 추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조선분야의 경우 중국 정부는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의 경우 울산의 기업들이 공급과잉 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를 단기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반면, 중국은 장기적으로 공급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이미 대부분의 대형 콤비나이트의 건설이 구미국가들에 의해 선점되어 있으므로 울산은 중소형 규모를 중심으로 중국과 상호 합작투자 형태로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중간에 1999년부터 연 1회 개최되고 있는 "한중석유화학 간담회" 및 "한중석유화학 소위원회"를 기업레벨의 실무 차원으로 확대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아직은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높고 비교적 저비용생산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향후 이미 중국시장에 진입해 있는 구미 혹은 일본계기업의 시장 선점이 이루어지게 되면 시장의 중심이 아닌 주변부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도 앞으로 시장 선점 차원에서 중국시장 진출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협력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중국시장에 진입한 외국계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독일의 폴크스버겐사는 향후 15억 달러를 투자하여 개별 소비자를 겨냥한 승용차를 개발·판매할 계획을 구체화시켜 놓고 시장 선점을 위해 수익성이 있는 택시나 고급 관용차 공급에 초점을 두는 소위 틈새 시장(niche market)을 파고 들었다. 일본계 기업도 1995년부터 부품생산기업을 중심으로 중국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시작, 최근 혼다, 토요다 등이 완성차 생산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울산시는 시 차원에서 중국의 장춘, 연대 등 중국의 일부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탐색적 혹은 의전적 차원에서 탈피하여 기업들이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보다 실무차원에서 제도적, 행정적 지원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산업집적지인 울산은 국내 어느 도시보다도 중국과의 교류협력에 있어서 우위적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향후 울산 산업의 지속성장과 산업구조 전환에도 효과적인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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