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울산 경제의 미래와 비전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미국 경제에 목을 매고, 날개 잃은 국가 경제는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사태까지 겹쳐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토록 혹독한 국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 시한부 생명력을 가진 전통산업 중심의 울산 경제는 얼마나 건재한가? 울산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 산업화가 시작되던 1970년대 초, 울산은 포항, 마산, 구미 등과 함께 "꿩 대신 닭"이라고나 할까, 한양 땅을 밟지 못한 지방인들이 차선책으로 선택한 꿈과 희망의 도시였다. 궁핍으로부터 해방되고 기술을 배우겠다는 방방곡곡의 사람들이 제2의 고향으로 둥지를 틀어 오늘날 인구 100만의 산업수도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들에게 희망보다는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기술혁명" 시대를 살고 있으며, "기술"은 국가경쟁력의 요체이자, 국가 생존 제1의 요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젠 생소하지도 않고 유행어가 된지 오래인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 Technology), NT(Nano Technology), ET(Environment Technology), CT(Culture Technology), ST(Space Technology) 등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전통산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빛바랜" 제조업 기술로 울산의 미래 경제를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01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현재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이 조사대상 75개국 중 각각 28위와, 23위로, 수출이나 경제규모에 비해 매우 뒤떨어져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 요인으로 공공부문의 후진성(44위)을 들고 있어 우리 정부의 무사안일에 일침을 가하고 있지만, 자성과 개혁의 여지는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형국이다.

 울산 경제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은 과연 몇 위나 될까? 우리 경제의 기초는 선진국에 비해 R&D 투자가 부실하여, 기술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그 중심에 울산이 자리하고 있음이 걱정스럽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비록 전통 재래산업이지만 각 기업별로는 나름대로의 경쟁력 제고와 고부가가치형 기업구조로 변신해 가는 모습이지만, 온갖 "규제의 족쇄"를 차고 이인삼각(二人三脚)으로 뛰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울산 경제의 "현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각종 규제를 기업 중심으로 과감히 풀고, 향후 성장 잠재력 향상을 위해 미래 산업 중심의 기술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아가야 할 것이다.

 기업들의 힘겨운 홀로서기에 정부가 걸림돌이나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정부주도의 기업보육을 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충분할 수는 없겠지만 동원 가능한 투자재원만이라도 울산 경제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주도면밀한 분석을 전제로 선택과 집중의 원칙 아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컨대, 그동안 힘(규모)의 논리로 성장해온 전통산업의 생명력 연장의 첩경으로, 중소협력업체들의 기술자립도 향상을 위해 십 수년을 말잔치로 일관해온 "산업기술연구단지" 조성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또한 미래 산업을 소화해 나아갈 우수한 인적자원의 유출을 막기 위함은 물론, 인구 100만의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광역시의 수치인 종합대학의 증설을 언제까지 늦출 것인가? 울산 경제의 을 위한 수혈 가능한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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