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

인간의 몸은 후각을 자극하는 여러 가지 휘발성 화합물로 구성된 다양한 냄새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는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대단히 호감이 가는 냄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에게서 나는 여러 냄새 중 가장 불쾌한 냄새는 방귀, 트림, 입 냄새, 발 냄새, 겨드랑이 냄새가 아닐까? 음식을 먹은 다음 입에서 올라오는 가스는 위장 속에서 음식이 분해할 때 생기는 가스로 보통은 장 쪽으로 넘어가지만, 탄산 음료를 마시거나 다량의 공기를 흡입하게 되면 압력을 이기지 못해 입 쪽으로 나오게 된다. 이 때 위장 속의 음식물이 무엇인가에 따라 냄새도 달라진다. 반면 말을 하거나 호흡을 할 때 입 혹은 코에서 나오는 냄새는 입 속의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이 썩어서 나는 냄새이거나 혀에 서식하는 균의 분비물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마늘이나 양파와 같은 음식 혹은 과음을 했을 때 위장 속에서 그 음식 냄새가 폐 속에 퍼져서 호흡할 때 냄새가 나기도 한다. 또한 냄새 성분이 피 속에 녹아들어가 땀에서도 냄새가 날 수 있다.

약이나 담배를 오랫동안 복용 혹은 흡연하게 되면 심한 입 냄새를 유발하게 되며, 몸의 상태에 따라서는 몸에서도 약이나 담배 냄새가 날 수 있지만, 이러한 냄새를 본인은 느끼지 못할 경우가 많다. 간에 이상이 생기거나 폐암 또는 호흡기에 감염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암모니아와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한다. 그리고 당뇨병 환자는 입에서 아세톤 냄새가 난다. 몸 전체에서 비린내가 나는 사람이 매우 드물게 있기는 한데, 유전성이 있으며 트리메틸아민 분해효소가 결핍되는 사람을 말한다. 땀을 약간 흘리면 쓰레기 냄새와 같은 냄새가 몸에서 발생되며 땀을 많이 흘리면 생선 썩은 냄새가 몸에서 난다고 한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고 사춘기 혹은 폐경기 때 더 심해지고 피임약을 먹게 되면 냄새가 더 심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겨드랑이나 발 혹은 이마에 유별히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전형적인 땀 냄새가 주변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원래 사람 피부에는 피지샘, 땀샘 그리고 아포크린 샘이 있는데, 이들 중 아포크린 샘은 머리 겨드랑이, 사타구니와 같은 털이 있는 곳에 주로 있게 되며, 땀과 함께 끈적한 물질을 분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이 세균의 먹이가 되어 냄새가 나게 된다. 아포크린 샘은 동양인보다 백인이나 흑인에게 더 많다고 한다. 엄마의 젖 냄새는 부드러우면서 애기가 엄마를 알아차리는데 필요한 냄새이다. 이와 같이 사람간의 의사소통과 관계되는 물질도 땀이나 타액 등 여러 가지 분비물 속에 함께 나오는데, 이러한 냄새를 성 유인제로 느끼는 사람도 있다. 예로 나폴레옹은 애인의 체취를 무척 좋아해서 몸을 씻지 않도록 했고 영국 여자들은 자신의 냄새를 손수건에 묻혀 남자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사람 몸 냄새 이야기는 많지만 특히 나이가 들수록 나는 냄새(일본에서는 가령취라고 함)는 나이든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젊은 사람들은 잘 맡는다고 한다. 그리고 보니 어릴 때 부모님 장롱에서 나는 냄새가 노인 냄새였나 보다.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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