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태화강 잘가꿔 물려줘야
환경부, 국내 12대 생태관광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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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봉희 울산환경사랑운동본부 회장

태화강을 또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2013년 울산을 돌아볼 때 태화강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이슈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태화강은 이미 환경 개선의 모범 사례로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 또는 관광을 위해 찾아오는 대표적인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한 때 울산 이미지를 갉아 먹는 오명의 대명사이기도 했던 태화강은 현재 삶의 지표로 삼을 만한 생태환경으로 환골탈태했다.

2013년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 시민의 참여와 울산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생사의 기로에서 다시 살아난 태화강 십리대밭은 작년 10월 충남 아산 영인산수목원에서 산림청, 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가 공동 개최한 제1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보전 가치가 높은 점을 인정받아 ‘공존상’을 수상했다.

태화강은 환경부로부터 ‘2013 국내 12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는 경사를 맞았다. 생태관광지역 지정 제도는 환경부가 문화관광체육부와 함께 작년 3월 도입한 것으로, 환경적으로 보전 가치가 있고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 교육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해 독립적으로 우수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태화강은 갈대 습지로 유명한 순천만을 비롯해 제주 동백동산습지, 울진 왕피천 계곡, 부산 낙동강 하구, 하늘내린 인제, 양구 DMZ 원시생태체험투어, 평창 동강생태관광지, 서산 천수만 철새도래지, 서천 금강하구 및 유부도 일원, 창녕 우포늪, 남해 앵강만 달빛여행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유명 생태 관광지와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광역시 단위의 도심 한 가운데를 흐르는 태화강이 강원도 등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지역과 함께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아주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대외적인 평가 못지않게 내부의 호평도 잇따랐다. 울산시가 시민, 시·구·군의원, 출입기자, 공무원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작년 11~12월 ‘2013년 시정 베스트5’를 선정한 결과 ‘태화강 100리길 완공과 울산 생태환경 투어 운영’이 1위에 선정됐다. 울산발전연구원이 울산시민을 대상으로 울산시의 2013년 시책과 상품에 대한 10대 히트상품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태화강 십리대숲’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특히 태화강은 2010년 53만㎡에 이르는 중구 태화들을 태화강대공원으로 조성하고 십리대숲을 정비한데 이어 작년 연말 강 너머인 남구 삼호지구를 ‘태화강 철새공원’으로 조성 완공하면서 생태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했다. 삼호지구 태화강 철새공원은 2011년부터 319억원을 들여 남구 무거동 24 하천부지 일원 26만㎡ 규모에 기존의 대숲에 대나무 6만3000그루를 추가로 식재하고, 잔디광장을 비롯해 야생초화원,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철새공원이 새롭게 조성되면서 매년 3~10월까지 백로 8000여 마리와 10월~다음해 3월까지 까마귀 5만여 마리가 찾는 국내 대표적인 철새 서식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렇게 되면 태화강은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도심 속 철새 도래지로, 연어회귀 하천으로, 도심 가까이에 잘 가꿔진 자랑스러운 생태환경 여건을 갖추게 됐다.

태화강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시민환경활동가로서 지금의 태화강을 볼 때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곤 한다. 또한 시민 한 사람의 작은 힘이라도 모아 태화강을 되살리는데 보탬이 되고자 매월 태화강에서 펼친 환경정화활동도 소중한 기억으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독의 경제 부흥을 일군 라인강의 기적, 6·25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한강의 기적이 있다면 지금 울산의 새로운 성장은 태화강의 기적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하천의 수질 개선에서부터 시작해 생태 환경, 문화, 삶의 질, 관광산업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태화강은 봄꽃대향연, 여름철 백로생태학교, 가을 연어 회귀, 겨울 까마귀 탐방학교와 태화강 생태문화 한마당 등 사계절 생태를 체험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제 새로운 명물이 될 태화루 복원이 완공을 앞두고 있고, 중류지역인 선바위공원까지 마무리되면 태화강의 역사는 새롭게 쓰일 것이다.

태화강의 매년 진화하고 있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 울산시의 역점 시책과 과감한 투자 덕분일 것이다. 환경 개선에서 생태, 문화, 관광을 넘어 다음 세대의 산업 발전을 이룰 태화강은 울산의 축복이자 울산시민의 행복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 잘 가꾸고 보전하는 것은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과제이자 의무다. 2014년 년초에 태화강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이유일 것이다.

한봉희 울산환경사랑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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