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한국 프로야구의 백년대계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내렸습니다』 4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포스트시즌 보이콧을 가결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이호성(기아) 회장은 총회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호한 어조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한국 야구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용병 문제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내 놓지 않는한 7일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선수들은 야구장에 다시 서기를 원하고 있고 협상 범위를 충분히 넓혀 놓고 있으며 조금만 노력하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며 타협의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정확한 결정 사항은.

 ▲현행 3명 보유, 2명 출전인 용병 제도가 바뀌지 않는한 7일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보이콧하기로 총 유효 투표수 47표중 찬성 43, 반대 4로 가결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나.

 ▲한국 프로야구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다. 용병은 450명의 프로야구 선수뿐만 아니라 아마야구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150개 팀 중 선수가15명 미만인 학교가 80개이고 대학팀 선수들의 90%가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된다.

또한 아마야구에는 용병들의 주포지션인 외야수의 기피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이래서는 한국 야구의 발전은 없다는데 선수들이 인식을 같이했다.

 --용병이 필요없다는 얘긴가.

 ▲필요있고 없고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용병이 프로야구의 수준을 높이는 등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국내 야구의 근간을 희생하면서까지 데려올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국내 야구의 자생력이 우선이다.

 --이 방법밖에는 없었나.

 ▲지난 7월 총회 이후 KBO에 내년 시즌부터 용병 제도를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줄여달라고 여러차례 건의했고 선수관계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 하지만 KBO는 이를 묵살했고 대화 통로가 막히고 서로간의 신뢰가 무너진 가운데 다른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정확한 요구 조건은 무엇인가.

 ▲KBO가 7일 이전에 이사회를 열어 용병 제도에 대해 재고해 달라는 것이다.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이 예정대로 열리길 원하고 있고 협상 범위를 충분히 넓혀놓고 있다. 하지만 용병 이외의 문제들로 타협할 생각은 전혀 없다.

 --전 선수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인가.

 ▲프로야구 전 선수가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난 7월 총회에서 각구단의 선수들을 대표할 대의원 5명씩을 선출했고 따라서 이번 결정은 프로야구 선수 전체의 의사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의 일정은.

 ▲일단 KBO로 가서 우리의 의사를 전달한 뒤 포스트시즌 진출팀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계속할 것이다. 하지만 7일까지도 KBO 이사회가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단체 행동까지도 계획해놓고 있다.

 --일부 팬들의 비난 여론도 있을텐데.

 ▲일단 걱정을 끼쳐 죄송하지만 한국 야구가 병들어가고 썩어가는 것을 더 이상좌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팬들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