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중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갑자기 할머니가 된 것 같아 창피하고, 누군가에게 말도 꺼낼 수 없는 것이 ‘요실금’이라고 중년 여성들은 말한다. ‘요실금’ 때문에 병원 간다는 것은 친한 친구나 가족들도 모르는 자신만의 비밀이 돼버렸다고.

“늦은 시간, 막차 버스가 와도 뛰어갈 수 없어요” “오줌보에도 귀가 있는지 설거지 하려고 물만 틀었다 하면 바로 소변이 흘러 나와요” “커피나 맥주를 마셨다 하면 그대로 소변으로 나와 버려요” 진료실에서 듣는 그들의 사연은 정말 애절하다.

보통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악취나 찝찝한 냄새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고, 질염이나 다른 여성질병이 함께 발생할 수도 있다. 증상의 특성상 육체적 불편감을 비롯해 수치심, 자신감 상실, 의욕저하에 따른 대인기피증까지 불러 일으킨다.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고 일상 생활과 사회 활동에서 신체적 활동을 제약하며 개인의 자긍심을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실금은 하나의 증상일 뿐 치료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병은 아니다.

요실금은 갱년기에 접어 들면서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나타나는 질병으로 중장년층부터 노년층의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 출산과 잦은 성관계로 인해 산부인과를 찾는 20~30대의 요실금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발병되는 연령층이 점차 낮아짐에 따라 요실금은 더 이상 중장년층 여성들만의 고민이 아닌 것이다.

특히 중년여성이 많이 겪게 되는 복압성 요실금은 요도 밑을 받쳐주고 있는 근막 및 근육들이 약해져서 복압이 증가할 때 요도 밑을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소변이 새게 된다. 복압성 요실금이 있는 사람들은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거나, 뛰거나, 무거운 것을 들기만 해도 소변이 찔끔 새어 버린다.

복압성 요실금의 치료는 골반근육운동이나 생활 습관 교정 같은 비수술적 요법들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며, 간단한 수술로도 영구적인 치료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 최근에는 수술이 15분 이내로 매우 간단해졌다.

수술 방법은 질쪽으로 접근해서 이미 약해져 버린 하부 요로지지 구조를 합성 그물편으로 지지 구조를 바꿔주는 것이다.

물론 합병증이 없게 하려면 수술 후 2주간 복압을 증가시키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즉 무거운 것을 들거나, 오랫동안 쭈그려 앉거나, 기침을 오래하는 것은 수술 후 2주 간 삼가해야 한다.

원인이야 어떻든 간에 요실금이란 것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는 질환으로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고 마음 놓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의중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