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藝)인인생 25년간의 고난과 역경 춤사위로

29일 부산국립국악원서

울산시립무용단 상임단원인 박순호(사진)씨가 29일 오후 7시30분 부산국립국악원 예지당에서 두번째 개인발표회 ‘지구인(持久人:오래 참고 견딘 사람)’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남자 이수자인 박순호씨가 25년 동안 예(藝)를 절차탁마해오며 겪었던 예인인생의 역경과 고난을 담았다.

현재 박순호씨는 전통의 원형을 지키며, 영남과 호남의 색깔을 본인만의 개성으로 재해석, 전통예술의 질을 드높였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국악, 전통무용, 캘리그래피, 성악, 카혼, 기타, 현대무용, 플라멩코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능한 벗들이 함께 참여한다.

총 3부로 구성된 공연은 90분가량 이어진다.

1부 색태폐문(塞兌閉門:입과 눈을 가려 화려함을 피하다)장은 이순호씨와 함께 처용무보존회 강모세·최의옥·허태성·장영진씨가 처용무를 선보이면서 시작된다. 처용무는 신라 헌강왕 때 처용랑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현재 전해지고 있는 궁중무용 중 가장 오래됐다. 신라와 고려시대의 처용무는 1인이 췄지만, 조선시대부터 다섯명이 춤을 추는 오방 처용무가 됐다. 오방 처용무에 이어 인천시립합창단 소프라노 이수진씨의 성악에 맞춰 원광대학교 서예문화예술학과 초빙교수 겸 캘리그래피스트 이상현씨가 서예퍼포먼스를 펼친다.

2부는 좌예해분(挫銳解粉:날카롭고 복잡한 생각을 버리다)장이다. 보리타작 소리인 노동요 ‘옹헤야’를 모티브로 했다. 초반엔 ‘보리밭에 알을 낳는 메추리’를 가사 이미지로 차용해 재즈블루스적인 분위기로 접근하고, 후반부에는 동부지역 민요의 특징을 살려 ‘메나리토리’의 선법을 강조, 여기에 옹헤야의 뒷소리가 얹혀져 민요의 원형적 색감을 표현해 낸다. 이어 박순호씨의 현란하고 투박한 맛이 가미된 설장구 무대가 펼쳐진다.

3부는 화광동진(和光同塵:자신의 빛을 감추고 세속의 눈높이에 맞추다)을 주제로 한다. 스페인의 민속춤 세비야나스(Sevillanas)를 전통 플라멩고 춤과 음악으로 박순호씨가 재창조해 몽환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이어 이시준 창시자의 지휘로 수십개의 태평소가 무대에 올라 ‘취선악’을 연주하고, 전 출연진의 아이랑 판타지 콜라보 연주로 공연이 마무리 된다. 박순호씨는 “견인지구(堅忍持久)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예술의 법과 원형을 살리며, 현시대의 흐름에 맞춰 타악장단과 다양한 서양악기 리듬의 조율로 우리 음악의 예술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순호씨는 지난해 12월 지방무용단원으로서는 최초로 서울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제1회 개인발표회 ‘무시케’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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