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애인과 따뜻한 동행 - 장애인체육 선진도시 꿈꾸는 울산

▲ 전국은 물론 세계대회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발휘 중인 울산중구청 장애인 배드민턴 실업팀 선수들과 감독(뒷 줄 맨 오른쪽 김묘정 감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구청 제공

한국의 등록 장애인은 251만1159명(2012년말 기준·보건복지부 통계) 정도다. 세계 인구의 약 10%가 장애인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로 추정해보면 실제 국내 장애인 수는 490만~5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 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장애인 생활체육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생활체육 실행자는 10.6%, 장애인 생활체육 불완전 실행자는 49%로 나타났다.

장애인 생활체육 실행자란 최근 1년간 운동을 실시하고, 재활치료 이외 목적으로 1주일 2~3회 이상 운동 실시, 1회당 30분 이상 집 밖에서 운동하는 사람이며, 장애인 생활체육 불완전 실행자는 최근 1년간 운동을 실시하지만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집 안에서 운동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결국 순수하게 운동을 하는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1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용 체육시설 전국 31곳 특·광역시 몰려
선수 시설 아닌 생활체육시설 거의 없어
장애인 비만 유병률은 해마다 증가 추세
울산시, 제2체육관 준공·체육 실업팀 창단
탄탄한 장애인 체육기반 다지기 위해 노력

◇장애인 위한 체육시설·전문지도자 부족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비만 유병률이 2002년 35.7%에서 해마다 증가해 2008년 39.5%, 2011년 39.4%까지 치솟았다. 하지 지체장애(46%)와 정신장애(48.7%)를 겪는 장애인은 두명 중 한명꼴로 비만이었다. 비장애인의 비만 유병률이 2002년 33.7%에서 2011년 30.9%로 하락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장애인과는 달리 장애인은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2013년 12월 기준·대한장애인체육회)은 전국에 31곳뿐이다. 그나마 서울(8곳)과 6대 광역시에 18곳이 몰려 있다.

등록 장애인과 대비해봐도 체육시설 1곳당 장애인 8만여명이 사용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재활체육 시설로 운영되고 있어 운동선수가 아닌 생활체육시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장애인 생활체육 실태조사 보고서’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1년간 운동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344명을 대상으로 ‘운동해 볼 생각이 어느정도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31.1%가 긍정응답을, 17.7%가 부정응답을 해 운동에 대한 욕구가 적지 않았다. 이들은 또 운동을 하게되면 가장 필요한 편의시설로 장애인전용 시설을 꼽았다.

장애인의 체육참여가 저조한 것이 비단 시설같은 환경만의 문제는 아니다. 체육시설을 방문해도 장애인을 돕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 장애인들은 운동을 할 때 전문 지도자가 반드시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이 48.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는 총 230명으로, 1인당 평균 1만887명의 장애인을 전담하고 있어 장애인 대비 전문지도자 비율이 심하게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이마저도 장애인체육을 전공한 지도자가 모자라 비장애인 전공 지도자가 장애인을 가르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다.

◇장애인체육 기반 탄탄한 도시 꿈꾼다

평소에 신체를 활발히 움직일 기회나 여건이 부족한 장애인들에게 체육활동은 가장 자연스러운 치료형태가 된다.

그동안 약화된 근육의 보강은 물론, 자세 교정 등 재활차원에서도 체육활동은 장애인들에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게다가 체육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나아가 정신 지체장애인들의 경우 사회적 소통을 통한 사회성을 키울수 도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체육, 즉 스포츠라는 ‘언어’로 상호 소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에 장애인 체육활성화를 위한 요구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인데, 울산시는 비교적 빠르게 대처를 하고 있다.

 

▲ 울산시장애인체육회에서 진행중인 장애청소년 플로어볼 교실에서 울산 남목고에 재학중인 특수학급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는 21일 “지난 2010년부터 혁신도시에 건립중인 ‘제2장애인체육관’이 오는 9월에 준공해 10~11월쯤에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약 200여억원의 예산이 들어가 부지 4499㎡ 면적에 지하2층~지상4층 규모로 수영장과, 체력단련실, 문화교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제2장애인체육관이 건립되면 기존의 울산시장애인체육관과 함께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이 2곳으로 늘어나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장애인체육회도 장애인 생활체육활성화를 위해 생활체육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에게 체육활동 상담과 정보제공, 생활체육지도 등의 현장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생활체육서비스’를 지난 2009년부터 운영중에 있다.

또 전일제 장애인체육지도자 9명이 울산시 5개 구·군을 돌며 현장에서 장애유형과 수준별 운동프로그램,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생활체육 사업 및 찾아가는 생활체육서비스로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체육활동과 여가스포츠 활동을 병행해 장애인들의 생활체육 참여 기회를 늘릴 것이라 밝혔다.

◇장애인 체육실업팀 잇따라 창단 저변확대

생활체육은 아니지만 최근 울산에도 장애인 체육 실업팀 창단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울산은 올해 초 동구와 울주군에서 각각 장애인 역도 실업팀과 장애인 댄스스포츠팀을 창단한 바 있다.

이로써 울산은 2007년 창단된 울산시장애인체육회의 육상실업팀과 중구청이 지난해에 창단한 배드민턴실업팀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애인 체육실업팀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

이들은 전국장애인체전이나 세계대회 등에서 우수한 실력을 선보이며 지역의 위상을 높이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울산은 금메달 70개, 은메달 34개, 동메달 36개를 획득하며 메달순위 4위를 기록했는데, 무엇보다 당시 울산선수단은 단체 종목의 취약함 해소와 비인기 종목 육성을 위해 실업팀 창단, 학교체육 육성, 장애인체육 활성화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시상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진흥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본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구청에서 창단한 장애인 배드민턴 실업팀은 전국대회는 물론이고, 독일과 스페인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총 6개 대회에서 금메달 26, 은메달 12, 동메달 4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내년에도 울산은 남구와 북구 등에서 장애인 체육실업팀 창단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울산 장애인 체육기반이 보다 탄탄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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