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갑상선 두경부암센터 과장

암과 당뇨병은 주요 사망원인에 속하며 일부 추정에 의하면 암환자 5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당뇨는 일반인에서 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암 환자에서 치료의 경과와 생존율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미국 암협회와 미국당뇨병학회는 공동 보고서를 통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간암, 췌장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방광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당뇨병과 일부 암의 발생 증가는 비만, 나쁜 식생활, 운동 부족, 흡연, 고령을 포함하는 많은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당뇨병이 암 발생에 관여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고인슐린혈증, 고혈당, 만성염증 등으로 추정된다. 제2형 당뇨병에서 인슐린 저항성,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하고 인슐린은 세포 성장을 부추기며 혈당치가 높아짐에 따라 DNA가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인슐린혈증, 인슐린 저항성, 비만 등에 의해 자궁내막 증식이 촉진되고 이는 자궁내막암,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혈당 조절을 위해 주사하는 인슐린이 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것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암 치료 중인 환자의 당뇨 치료는 식욕부진, 구토, 체중감소와 같은 치료 부작용으로 힘들 수 있으며, 당뇨의 급성 합병증 또는 즉각적인 치료를 요하는 심한 고혈당은 항암 치료를 지연시킬 수 있다. 항암치료 중 고혈당이 발생하는 경우 이어지는 항암 치료 중 다시 고혈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혈당 모니터가 필요하며 적절한 치료를 할 경우 심한 급성 당뇨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제2형 당뇨병의 1차 선택 약인 메트포민의 경우 암 예방 효과뿐 아니라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이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암환자의 당뇨 치료에 금기가 아니라면 메트포민을 1차 치료제로 선택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 구토,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항암 치료의 부작용과 혼돈될 수 있다.

인슐린은 심한 고혈당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이나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를 사용할 경우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암환자에서 혈당 조절은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사망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암으로 인한 사망이나 이차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당뇨병이 있는 암 생존자는 적어도 일반 당뇨병 환자만큼 철저한 생활습관 개선 및 적극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

김의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갑상선 두경부암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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