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디스크탈출증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뒤쪽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원인은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지는 퇴행성 변화 때문이기도 하고, 무거운 물건 들기나 추락 사고와 같은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 갑작스럽게 디스크가 터질 수 있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척추뼈 관절을 연결하는 인대가 앞쪽으로 자라나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50대 이후 연령층임을 감안할 때 노화에 의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생각되며, 척추의 움직임이 가장 많은 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척추의 움직임에 의해 인대가 두꺼워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두 질환 모두 X-ray검사로는 구별하기 어렵고 CT나 MRI 검사에서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스스로 자가진단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자신의 증상이 언제 어떤 자세에서 더욱 심해지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본다면 스스로 디스크탈출증인지 척추관협착증인지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증상이 나타나는 다리가 한쪽인지 양쪽인지를 확인해 본다. 디스크탈출증의 원인이 되는 디스크는 주로 한쪽 방향으로 터지기 때문에 한쪽 다리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이 되는 인대는 양쪽에서 동시에 자라나기 때문에 양쪽 모두 증상이 나타난다.
둘째, 통증 발생 시기를 비교해 본다. 디스크탈출증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계속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오래 걸을 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셋째, 허리의 자세를 비교해 본다. 디스크탈출증의 경우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증상이 심해지지만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증상이 심해진다.
때문에 시골에는 자신이 척추관협착증인지 잘 모르고 지내는 농부들이 많다. 그 이유는 멀리 떨어져 있는 논밭으로 이동할 때는 경운기나 오토바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되고, 일 할 때 역시 허리를 숙여 일하기 때문에 스스로 증상을 잘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농부들이 이동수단 없이 논밭까지 걸어간다면 몇 번씩이나 가다쉬다를 반복하며 비로소 자신의 허리와 다리에 문제가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서도 산에 올라갈 때는 문제없지만 내려올 때 사타구니가 찌릿하고 허리가 뻐근한 경우에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장호석 아름다운울들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