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돼야
도시 다양성 증대시킬 절대적인 역할

▲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연구기획실 박사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산업도시로 출발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은 생태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산업도시의 특성이 너무 강한 나머지 교육·문화 등 시민들의 정주와 관련된 제반여건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도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조건은 갖추고 있지만 규모와 다양성은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그렇다. 아직까지도 산업도시, 산업수도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유다.

높은 소득을 가진 시민들은 울산의 인구규모(117만)를 감안하기 보다는 인구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인근 부산(350만)이나 서울(1000만)과 비교하면서 이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과 문화의 다양성을 부러워하고 있다. 또한 그 동안 수도권 내 다양한 교육과 문화를 경험한 이전공공기관 직원들이나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울산의 교육, 문화시설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당장 학교교육을 벗어나,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는 교육문화시설은 울산시민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울산도 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갖춘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도시의 다양성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내외 여러 도시들에서 봐왔듯이 많은 세월과 시간이 흘러서 비로소 완성된다. 인구수가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도시기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인구도 반드시 필요하다. 인구규모 자체가 도시의 다양성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산, 서울이 그러하다.

한편, 서울과 부산은 절대적인 인구수도 어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도시자체의 매력적인 자원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인 서울은 차치하고, 인근 부산만 하더라도 특화된 자원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자원으로 인해 관광, 영상, 회의, 전시컨벤션, 해양 등 모든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 바로 도심에 위치한 해운대이다. 기본적인 인구 규모 외에 지역이 가지는 특화자원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이러한 유동인구 증가가 다시 도시의 다양성을 더욱 더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의 경우 절대적인 인구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특정 계층의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도시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이유이다. 다양성과 역동성을 지닌 대부분의 세계적 도시는 이러한 도시자체의 입지적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다.

울산은 어떠한가? 영남알프스, 반구대암각화, 울산태화강 등 우수한 역사문화와 풍부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부산의 해운대처럼 다양한 계층의 인구와 자금을 유입하는 동인이 되지는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도시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인구규모도 중요하지만 계속적으로 도시를 방문하게 하면서 유동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타 도시와는 우위에 있는 도시자원의 발굴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자원을 가지고는 있지만 미약할 경우 이러한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발전의 매개체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도시의 다양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민선 6기 울산의 새 시장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생활의 품격을 높여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는 앞서 필자가 언급한 ‘새로운 도시발전의 매개체’로 볼 수 있고,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것’은 ‘도시의 다양성을 갖추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제시되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동북아 오일 구축사업’, ‘울산의 3대 주력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연계한 융·복합산업’ ‘지역의 산업과 해양, 생태, 문화를 연계한 융·복합 관광산업’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새로운 도시발전 매개체로 울산 건립이 예정되어 있는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제시하고 싶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울산이 가지고 있는 여러 관광자원과의 연계도 가능하며, 도시의 품격을 높여 유동인구(관광객)를 증가시키고, 도시의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절대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 당초 계획되었던 면적보다 줄어든 규모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도시발전의 매개체로서, 도시의 다양성,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절체절명의 역할을 예상하면 당초 계획된 면적으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기존의 관광자원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지역에 입지되어야 한다. 이로 인해 울산의 관광산업이 발전하고, 이의 파급효과가 다양한 분야로 전파되어, 결국 인구증가와 다양성이 내포된 울산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연구기획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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