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반군이 국제전문가단에 넘겨준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고 희생자 시신의 수가 애초 발표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말레이시아 언론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에 파견된 네덜란드 법의학팀은 전날 냉동열차에 실려온 희생자 시신 수가 반군이 애초 발표한 것보다 많이 모자란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법의학팀은 반군들이 애초 282구의 시신이 열차에 실렸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확인된 시신은 모두 200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얀 튜인더 네덜란드 법의학팀장은 하리코프에서 한 브리핑에서 200구의 시신과 시신 부위만 있는 게 확실하다며 “내가 아는 것은 이게 전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 전문가들이 다시 여객기 추락현장을 방문해 남은 희생자들의 시신 수색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모두 우크라이나를 벗어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시 수색 작업을 벌여야 하고 현장을 통제하는 (반군) 세력과 합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시신들은 하루 전 냉동열차에 실려 반군 장악 지역인 사고 현장 인근 토레즈 역에서 하리코프로 이송됐다. 하리코프는 동부 지역이긴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
 인터폴 요원들을 비롯한 국제전문가단은 하리코프에서 1차 시신 검시 작업을 벌였다. 시신들은 23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으로 옮겨져 본격적 신원 확인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여객기 추락현장에 머물고 있는 국제조사단은 아직 수습되지 않은 시신들이 현장에 남아있다고 확인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조사단은 최소한 2곳에서 시신들을 목격했다며 “수습이 제대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장 취재에 나선 미국 ABC방송 기자도 반군 측의 발표와 실제 수습 시신 숫자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며 반군들의 수색 방식으로 미뤄 그처럼 많은 시신을 찾아낼 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17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공에서 미사일에 피격된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모두 298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객기 기체가 지상에 추락하면서 일부 탑승자 시신이 불에 탔을 것이라며 수습하기 어려운 시신들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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