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혈세 효율적 집행에 주력
상임위와는 별도의 특별위 운영

▲ 이성룡 울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반성과 성찰은 한 몸이다. 반성없는 성찰은 진정성이 의심되고, 성찰없는 반성은 공허하다. 그런 의미에서 부끄럽지만 반성과 성찰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6대 의회는 이제 출발했지만 그동안 지방의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필요에 따라 운영해왔다. 상설위원회가 아닌 말그대로 특별위원회였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당초 예산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 및 의결해왔다. 물론 거기에는 결산업무도 포함되어 있다.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쳐 올라온 안건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한번 더 들여다본다. 한번 더 검증한다는 것은 혹시라도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안건이라도 미비한 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되었던 예산이 부활하기도 하고, 추가로 삭감되기도 한다.

문제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이 슬그머니 부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물론 소관 상임위원회에 충분한 협의와 설명도 없었다는 점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무용론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옥상옥의 구조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옥상옥의 형태가 된 것이다.

‘예결위=부활위’라는 공식은 지난 5대 의회에서도 반복되었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여야합의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기구체제로 전환하자는데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존중하기로 했으며, 삭감된 예산이 부활되어야 할 경우에는 소관 상임위원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제6대 의회에서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의장단 구성과 함께 꾸렸으며, 필자가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시민의 혈세가 허투루 낭비되는 것을 막아보자는 취지이다. 올 한해만도 울산시와 울산교육청은 4조원의 혈세를 집행해야 한다. 가용재원은 부족하고,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기존 세수를 늘리고, 신규 세원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살림살이를 알차게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재정이 수반되는 일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날카롭게 재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의회에서도 상임위원회와는 별도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예산이 적정하게 편성되었는지, 효율적으로 배분되었는지, 불요불급한 일에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다. 아울러, 재정을 운영하면서 목적에 맞게 쓰이는지,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고 있는지도 검증하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본령이 견제와 감시라면 그 가운데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들이대는 잣대의 견제와 감시는 더욱 날이 서 있어야 한다. 제한적인 재정상황에서 재정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또한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한번 더 걸러주는 기능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필자를 포함해 아홉명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이 같은 목표를 중점에 두고 위원회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만큼 운영과정에서 조그만 혼란과 실수도 없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이 구슬땀을 흘려 내준 세금이 울산과 시민을 위해 한치의 소홀함이 없이 쓰이도록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다.

혹시라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보여주기식이나 실적위주, 또는 평가에 대비한 소극적인 예산편성 및 집행사례가 없었는지 집행기관에서는 다시 검토해주길 당부드린다. 예결위를 그 옛날 부활위로 착각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필자를 포함한 동료 의원 모두는 더 이상 예결위가 부활위라는 오명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도록 혼신에 혼신을 다할 것이다.

이성룡 울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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