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안전사고 해마다 증가 추세
안전수칙 지켜 건강한 여름 보내자

▲ 김상권 남부소방서장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하천·계곡과 바다 등 피서지에 휴가 인파들이 넘쳐나고 있다.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모처럼 만에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해마다 여름철이면 무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여름철 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안전사고’이다.

지난 3일 오전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한 오토캠핑장 입구 계곡에서 일가족 7명을 태운 승용차가 하천급류에 휩쓸려 모두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 당시 태풍 ‘나크리’로 인해 폭우가 내려 계곡물은 인근 캠핑장 시설물을 휩쓸고 내려갈 정도로 불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무리하게 계곡을 건너다 참변을 당했다.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의 화두는 무엇보다도 ‘안전’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여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 저변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매년 8월에는 호우·태풍·폭염과 물놀이, 승강기, 벌쏘임·뱀물림·예초기 사고 등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호우, 태풍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크다. 국가재난정보통계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52건이며, 8월에는 5건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쳐 인명피해 20명, 재산피해 1조1099억원의 피해가 발생하였고 호우로 인한 피해는 총 80건이 발생하여 사망·실종 205명, 재산피해 3조8240억원이고 8월에는 23건 피해 발생으로 24명(11.7%)이 사망·실종, 재산피해 5034억원(13.2%) 으로 집계되어 인명피해 위험지역에 대한 특별관리와 태풍 내습에 대비한 사전대피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 제11호 태풍 ‘할롱(HALONG)’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되풀이되는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사전에 철저한 대비와 예방이 필요하다. 오늘부터라도 상습 침수지역의 노후 가옥, 축대 등에 대한 시설물 안전점검과 배수로 점검은 물론, 농·축산 보호시설, 산간계곡의 야영객 대피소, 영농 비닐하우스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폭우시 산간계곡의 물은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호우·태풍이 올 때 대처요령을 살펴보면, 첫째, 가정에서는 라디오, TV를 통해 기상상황을 계속 청취하고 축대나 담장이 무너질 우려가 없는지 바람에 날아갈 물건은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집이 침수될 때에는 전기, 가스, 수도 등을 즉시 차단하여야 하고, 고립되었을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지붕이나 옥상 등에 올라가 구조를 요청하여야 한다. 둘째, 보행자는 천둥이나 번개가 칠 때는 우산을 쓰지 말고 건물 안이나 낮은 곳으로 대피하고 물에 잠김 도로는 가급적 피하고 안전한 도로를 이용하여야 한다. 차량운행은 물에 잠긴 도로나 잠수교를 피하여 평소 아는 길을 따라 저속기어로 운행하여야 한다. 셋째, 해수욕장, 낚시터, 야영장 등에서는 빨리 하산하거나 급히 고지대로 대피해야 하며 계곡은 물살이 빠르므로 절대 건너지 말아야 한다. 등산, 야영 등 피서지에서 고립되었거나 조난을 당했을 때에는 119에 신속히 알리고 구조대가 발견하기 쉬운 곳으로 대피하여 위치를 알려야 한다.

안전제일 으뜸 울산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깊은 관심과 실천이다. 설마라는 생각으로 안전수칙을 무시한 행동은 사고로 이어 질 수 있으며, 가장의 한 순간 잘못된 판단은 가족의 불행을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소방대원들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사람들이 희생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해수욕장, 강, 계곡 등 피서지에서 많은 피서객들이 휴가를 보내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다가오는 태풍 할롱에서는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기를 울산소방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원해 본다.

김상권 남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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