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역 특색을 바탕으로 신·구 조화 이룬 전주

▲ 전주시는 한옥마을을 정비해 역사 및 전통성을 보전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원도심이 활성화되는 도시재생 효과를 얻었다. 김동수기자

한 도시의 인구는 그대로인데 신흥 상권이 계속 들어서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경쟁에서 뒤처진 지역은 신흥 상권에 유동인구를 빼앗겨 도시 공동화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상권이 신흥 상권에 맞설 무언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 유동인구가 한 곳으로 쏠리지 않고 분산되기 때문에 두 지역의 동반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전북 전주시가 그런 도시다. 신도시에 밀려 죽어가던 구도시 인근에 한옥마을을 조성해 공존을 꾀하고 있다. 내년에는 신·구도시 뿐만 아니라 명품 전북혁신도시와의 조화도 꿈꾸고 있다.

신도시개발사업 후 원도심 침체돼
인구감소 등 공동화 부작용 겪자
구도심 상업지역 인근 한옥마을 정비
도시재생 통한 활성화 사업 전개
年관광객 500만명 넘는 명소 변모
전북혁신도시와 상생 발전 도모

◇신도시 개발사업이 구시가지 쇠퇴로 이어져

현재의 전주시청 일원은 1960년대부터 이어져온 지역의 최대 시가지였다. 하지만 증가하는 인구에 대응하기 위해 외곽지역에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시가지는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현재 전북도청이 위치한 전주 서부권에 대한 개발사업까지 진행되면서 행정 중심지의 타이틀도 신도시로 내어줬다.

주민과 각종 사업체까지 외곽지역, 즉 신시가지로 이전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기존 시가지를 중심으로 인구감소, 지가하락 등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0년대에는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노인 등이 가장 많은 취약지역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반대로 도청 일원의 신시가지는 기존 시가지에 비해 나은 기반시설 등으로 인구증가와 경기 활성화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쇠퇴한 구시가지에 도시재생사업 추진 

▲ 전주시 노송천에 조성된 ‘만원행복거리’

전주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쇠퇴하고 있는 구시가지에 대한 정비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시작했고 2002년 월드컵 개최 도시에도 포함되면서 관광자원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첫번째 시도는 구도심 상업지역 인근의 한옥마을 정비였다. 이 지역에는 한옥 700여채가 보전돼 있었고 전주시는 예산 및 행정지원 등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마을로 가꿔갔다. 2002년 한옥 관련 조례를, 2003년에는 구도심 활성화 지원조례를 각각 제정하는 등 한옥마을과 구도심 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었다.

한옥마을은 당초 한옥 군락지 정비를 통해 전주의 역사 및 전통성을 보전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정비사업이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도시재생을 통한 구시가지 활성화 사업으로 전개된 사례로 꼽힌다.

◇구·신·명품도시 동반성장 도모

한옥마을이 국내 최대 규모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인근에 위치한 구도심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2002년에만 해도 연간 관광객이 31만명에 불과했지만 10년이 지나면서 500만명을 넘어섰다. 소비가 이뤄지다 보니 상권이 살아나게 됐고, 전주시 차원에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관조성사업 등을 꾸준히 벌였다. 또 한옥마을 관광객들이 도심으로 들어와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쏟아냈다. 대표적인 것이 구도심 특화거리 사업의 일환인 영화의 거리 및 걷고 싶은 거리 특성화 사업, 노송천 경관 정비사업, 전통시장 골목길 정비사업 등이다.

이 뿐만 아니라 주민 주도를 전제로 하는 주거지 재생사업 및 기초생활 기반 확충사업, 지역역량 강화사업 등을 벌여 구도심일지라도 신도시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형조 전주시 도시재생과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유동인구가 신시가지로 대거 옮겨갔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으면서 구도심과 신도시의 역할분담을 통한 동반성장이 가능하게 됐다”며 “내년 말 서전주 일원에 들어서는 명품도시 전북혁신도시와 구­신도시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할 방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인터뷰]전주도시재생지원센터 오정섭 사무국장
“한옥마을로 구도심에 생기 관광객 유도로 상권 활성화”

전주는 한옥마을로 생기를 불어넣은 구도심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 대해서도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반시설 개선, 지역 특성화 사업 등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그 중심에 있는 전주도시재생지원센터의 오정섭 사무국장(공학박사)을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주도시재생지원센터 오정섭 사무국장이 전주지역 사업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주의 도시재생사업 진행방식은.

“먼저 전주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마을을 조성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한옥마을에서 영화의 거리가 위치한 구도심 젊음의 거리로 관광객들을 유도해 상권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관광객들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근 지역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지역별 특성화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지역별 사업의 구체적인 사례는.

“상인들이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구색’을 슬로건으로 ‘만원행복거리’를 만들었는가 하면 빈점포를 활용한 창업 지원 등 활성화 사업, 노송천 명소화 사업, 소리 없는 나눔을 실천하는 천사마을 축제사업, 주민공방사업, 폐가 철거 및 마을텃밭 조성사업 등을 진행했다.”

-앞으로 계획은.

“주민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될 수 있도록 지역공동체 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여기서 주민조직화, 마을기업 발굴, 협동조합 창립 등 사회적 재생과 환경적 재생, 경제적 재생 등을 배운다. 그리고 수익을 창출할 각종 관광 자원을 발굴해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든지 살기좋은 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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