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식 남울산보람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지난 6월 전라남도 목포에서 회를 먹은 50대 남성이 사흘 뒤 구토, 복통 증세를 호소했고,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경우가 있었다. 진단은 ‘비브리로 패혈증’이었다. 회를 같이 먹은 일행은 증상이 없었으나 환자는 간경화를 앓고 있었다고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에 감염되어 상처감염증 또는 원발성 패혈을 유발한다. 이는 오한, 발열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과 설사, 복통, 하지 통증과 함께 다양한 피부 병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기존에 간 질환을 앓고 있어 감염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에서 매년 20~4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며 치사율은 50% 이상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바닷물의 온도가 18~20℃로 상승하는 여름철에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며 만성 간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이 잘 감염된다.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었을 때, 어패류나 바닷물, 갯벌에 들어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피부 상처에 접촉되었을 때 감염된다.

감염증의 증상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몸에 들어오는 경로에 따라 상처감염증과 패혈증의 두 종류가 있다.

상처감염증은 해안에서 조개 껍질이나 생선 지느러미에 긁혀서 생긴 상처를 통해 바닷물에 있던 균이 침입하여 상처 부위에 부종과 홍반(붉은 반점)이 발생하는 것으로 증상이 급격히 진행되며 대부분의 경우 수포(물집)성 괴사(세포가 죽는 것)가 생긴다.

패혈증은 기존에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었을 경우 발생하는 원발성 패혈증으로 급작스런 발열, 오한,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하지에서 부종, 발적, 반상 출혈, 수포형성, 궤양, 괴사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임상 증상과 함께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검출되면 확진할 수 있다. 특히 환자가 일주일 이내에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었는지, 바닷물에 접촉했는지, 해안가에서 낚시를 하거나 어패류를 손질하는 중 상처가 난 적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을 위해 어패류는 수돗물로 씻어 가열처리(56도씨 이상)를 해서 익혀 먹도록 한다. 간질환 환자 등 만성질환자는 6~10월에 어패류 생식을 금하고, 해안 지역에서 낚시나 갯벌에서 어패류 손질 등을 피해야 한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다니면 상처가 생기므로 꼭 신발을 신어야 한다.

이상식 남울산보람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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