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바람이 상쾌하다. 올 가을이 유난히 반가운 것은 지루하게 끌어온 태광산업 노사분규가 파국의 위기를 넘기고 노사자율협상으로 마무리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난 6월 30일 울산 근무발령을 받고 내려오는 비행기 안에서 창밖에 펼쳐지는 현대자동차, 중공업, 석유화학공단의 위용을 바라보면서 생명의 용솟음을 보았다. 6년만에 다시 근무하게 되는 울산이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런데 울산은 하늘에서 보는 풍경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울산이 아니었다. 굵직굵직한 대기업들이 노사분규로 시름하고 있었다. 두달여를 경비교통과장으로서 분규현장에서 노심초사하며 어떻게 하면 경제회생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뇌해 왔다.  다행히 한국경제의 메카, 울산의 발목을 잡아온 태광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었고, 조만간 효성, 버스 파업도 잘 해결될 조짐이 보여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노사분규의 최일선에서 경비근무를 하면서 우리 경제가 어려운 지경에 있는데도 노사가 서로의 이익만을 생각해 전혀 양보하지 않고 결국 공권력이 투입되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상황에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극적 타결을 끌어낸 노사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제 생산현장으로 돌아가차분히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다.  경찰도 이제 그동안 노사분규에 투입하였던 경찰력을 "생활치안"에 집중시켜 사회 구석구석의 불법과 무질서를 바로 잡는데 치안의 최고 목표를 두고 모든 지혜를모아 살기좋고 평화로운 울산건설에 진력할 것이다. 이같은 경찰의 노력에 모든 시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동참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활치안확립을 위해 추진하는 교통분야 주요 시책은 불법 주정차질서 확립, 교차로 꼬리끊기, 끼어들기단속 등 교통기초질서 확립과 음주운전단속, 안전띠착용 생활화, 오토바이 운행질서 확립, 무단횡단 단속 등 교통사고 줄이기 지속 추진이다.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의 교통문화를 냉철하게 자성해 보고 대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사망률 세계1위의 오명, 세계에서 가장 운전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악명높은 우리의교통문화를 환골탈태하지 않고는 우리에게 선진국이라는 꿈은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다. 남이야 다치는 말든 음주운전을 자행하고, 대형화물차량의 과속난폭운전으로언제 사랑하는 가족이 아니면 내가 피해를 볼지 모르는 불안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우리의 생명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것이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심으로 간선도로 곳곳은 불법주정차차량 물결로 교통지옥이 펼쳐지고 있고,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도 교통경찰이 교통정리를 하지않으면 차량이 뒤엉키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에 우리는 익숙해 있다.  중국사람과 거래하면 항상 우리 한국사람이 당하는데 그 이유는 중국인의 대국기질, 만만디 정신에 우리 한국인의 급하고 욱하는 성질이 당해내질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둘러봐야 기껏 5분이다.  세계인의 축제 2002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교통문화로 지구촌 사람들을 맞이해서야 되겠는가. 우리와 함께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일본의 선진 교통문화 얘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은 나로서는 걱정이 앞선다. 세계인들이 일본과 우리를 비교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말고 나부터 고쳐 나갈 때 우리도 안전하고 평화로운 교통선진국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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